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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연기돌→배우…지상파 달라진 캐스팅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9-30 11:2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지상파 드라마 캐스팅 라인업이 확 달라졌다.

올 상반기 지상파 3사는 일제히 연기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방송했다. KBS2 '학교 2017'은 구구단 김세정을, '란제리 소녀시대'는 우주소녀 보나를,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은 JYJ 김재중과 애프터스쿨 출신 유이를 남녀주인공으로 내세웠다. MBC '왕은 사랑한다' 또한 제국의아이들 출신 임시완과 소녀시대 윤아를 남녀주인공으로 발탁했다. 주인공은 이 정도이지만 조연급으로는 대부분의 작품에 한 명 이상의 연기돌이 투입되며 '연기돌 전성시대'임을 실감하게 했다.

그런 지상파 출연진 라인업이 조금은 달라졌다. 이미 SBS '사랑의 온도'는 서현진과 양세종의 연상연하 케미로 월화극 시청률 텃밭을 다졌고, MBC '병원선'도 하지원의 하드캐리에 기대고 있다. 추석 이후 선보이는 드라마도 연기돌 대신 톱배우들을 기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왕은 사랑한다' 후속작인 '20세기 소년소녀'는 한예슬을 중심축으로 세웠다. '20세기 소년소녀'는 어린 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라온 35살, 35년 지기 세 여자들이 서툰 사랑과 진한 우정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로맨스 드라마다. 한예슬은 극중 잘 나가는 배우였지만 성관계 동영상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진진 역을 맡았다. 사진진은 화려한 외모나 경력과는 달리 소탈하고 평범한 순수 영혼 모태솔로 캐릭터. 이를 통해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 이후 11년 만에 전매특허 푼수 연기를 선보인다. 한예슬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는 김지석 이상우 류현경 안세하 이상희 등이다. 김지석은 한예슬과 첫사랑 로맨스를 선보이며, 이상우는 새롭게 시작되는 연인의 풋풋한 감정을 표현한다. 류현경과 이상희는 봉고파의 멤버로 한예슬과의 진한 우정을 펼쳐낸다. 이 배우들이 풀어내는 첫사랑 이야기와 여자들 간의 우정을 통해 '20세기 소년소녀'는 시청자들의 향수와 연애세포를 자극할 계획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란제리 소녀시대' 후속작인 '마녀의 법정'은 정려원과 윤현민의 공조에 초점을 맞췄다. '마녀의 법정'은 출세 고속도로를 달리다 중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강제 유턴 당한 검사 마이듬(정려원)과 의사 가운 대신 법복을 선택한 초임 검사 여진욱(윤현민)이 여성아동범죄전담부(이하 여아부)에서 앙숙 콤비로 수사를 펼치며 추악한 현실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법정 추리 수사극. 마이듬과 여진욱이 현실 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정려원 외에 전광렬 김여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지으며 쫀득한 케미를 기대하게 만든다.


'맨홀' 후속작인 '매드독'은 천태만상 보험 범죄를 통해 리얼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신랄하게 드러낼 센세이셔널한 보험 범죄 조사극.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을 대체불가의 다크히어로 보험 범죄 조사팀인 '매드독'의 활약을 통해 답답한 현실에 시원한 카운터펀치를 날릴 또 하나의 웰메이드 장르물이다. 작품은 '국민 쓰랑꾼'으로 사랑받았던 유지태가 2014년 '힐러' 이후 3년 만에 선택한 지상파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여기에 최근 종영한 OCN '구해줘'에서 임팩트 있는 반항아 연기를 선보인 우도환이 힘을 보탠다.

두 작품 외에도 마찬가지다. '마녀의 법정' 후속 편성을 논의 중인 '저글러스'는 윤균상이 물망에 올랐다. '20세기 소년소녀' 후속작인 '투깝스'는 조정석이 출연을 확정했다. KBS2 금토극 '최강배달꾼' 후속작인 '고백부부'는 장나라와 손호준의 호흡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고, SBS 토요극 '언니는 살아있다' 후속작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또한 연정훈 정유미 도지원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관심을 끈다. 종합해보면 현재 방송 중이거나 방영 예정인 2017년 드라마 중 주연으로 발탁된 연기돌은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수지, '투깝스'의 혜리, '매드독'의 류화영 정도다.


분명히 연기돌의 위상은 달라졌다. 막강한 비주얼과 팬덤을 거느린 것은 물론, 안정적인 연기력까지 갖춘 이들이 속속 등장하며 '연기돌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에도 아직은 연기돌보다 정통 배우들에게 더 큰 믿음을 보내는 시청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즉 연기돌의 존재는 드라마에 있어 양날의 검과 같았다. 속된 말로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3/4분기 지상파 드라마는 톱배우들로 라인업을 다지며 변화를 꾀했다. 이러한 캐스팅 변화로 3사 드라마 시청률 합이 20%가 되지 않는 암흑기를 끝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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