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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최범석 "조인성, 내가 만든 옷 가장 훌륭하게 소화"[화보]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7-09-19 15:23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남성 디자이너 브랜드 제너럴 아이디어의 대표 최범석 디자이너가 최근 bnt와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직접 스타일링한 옷으로 화보 촬영을 진행한 그는 특유의 감각적인 무드로 순조롭게 촬영을 이끌어갔다.

열 일곱 살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스무 살에 디자이너로 입문한 후 스물 일곱살에 첫 서울 컬렉션 무대에 선 그는 서른 넘어 처음 선 뉴욕 컬렉션에 현재까지 통산 17번의 무대를 오르며 한국인 디자이너로서는 최다 기록 보유자로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남성 디자이너 브랜드 제너럴 아이디어의 대표이자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더블유드레스룸의 대표를 맡으며 누구보다 바쁘게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최범석 디자이너.

정규 미술 교육을 받기는 커녕 변변한 대학 졸업장 하나 없던 그는 어떻게 이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실제로 그는 형편상 미술학원에 다닐 수 없어 잡지 위에 기름종이를 올려놓고 따라 그리며 그림을 배웠단다.

그는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안 되면 될 때까지 문을 두드리라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거쳐왔던 모든 아픔과 고통은 자신의 인생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뿌리가 되었다고 말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자 그는 자분자분한 어조로 지나온 과거에 대해 들려주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상 부모님의 손을 덜어드리기 위해 열 다섯 살때부터 스스로 용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그가 처음 시작한 장사는 떡볶이 장사라고. 그러나 흥미에 맞지 않아 이내 그만두고 광장시장에 있는 원단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게 그가 디자이너로서 발판을 내딛게 된 가장 첫 번째 산 교육이 되었다. 이후 일을 하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구제 옷을 모아 홍대, 부산, 의정부 등지에서 옷가게를 하며 조금씩 옷에 대한 지식을 익혀나갔다.

내세울만한 스펙 하나 없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성공 요인에 대해 그는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가 처음 디자이너로서 이름을 알릴 때만 하더라도 유학생 출신이 아닌 사람은 쇼에 서기도 힘든 시대였다. 서울 컬렉션 같은 경우에는 특히나 쟁쟁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널려있는데 대학 졸업장도 하나 없는 나에게 어떻게 자리를 주냐며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회상하면서 "정말 매일을 찾아갔다. 보통 사람들은 한 두 번 시도하다가 거절 당하면 돌아서는데 나는 허락을 해줄 때까지 계속해서 두드렸고 결국에는 허락을 받아냈다. 그게 내 나이 스물 일곱 살때의 일"이라고 전하던 당시의 일화는 그의 지구력과 근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편 최근 뉴욕에서 18 S/S 컬렉션 무대를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그는 돌아오는 9월 30일 다시 한번 파리 컬렉션 쇼를 앞두고 있다. 새 시즌의 콘셉트에 대해 묻자 "이번 테마는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을 이르는 신조어)'"라고 밝히며 "현 사회의 큰 화두로 떠오른 현대인 간에 소통 부재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또한 다가오는 F/W 시즌 추천 아이템으로는 컬러감 있는 울코트와 스카프를 꼽으면서도 "이제는 더 이상 유행을 좇던 시절은 지났다. 자기의 개성과 색깔을 찾아 스스로의 스타일을 창조해내는 것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라는 말을 덧붙이며 획일화된 문화보다는 자신의 색깔을 창조해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한편 그가 만든 옷을 가장 훌륭하게 소화해낸 연예인으로는 배우 조인성을 꼽기도.


스트레스 해소법으로는 "작은 스트레스는 술로, 큰 스트레스는 스쿠버다이빙으로 푼다"고 말하며 "지인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4년 후쯤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 "내가 스쿠버다이빙을 정말 좋아하는데 언젠가 따뜻한 나라에서 작게 스쿠버다이빙 샵을 운영하며 살아보고 싶은 꿈이 있다. 거기서 운명의 여인을 만나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잡초"라고 답하던 그. "어려서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잡초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밟아도 쓰러지지 않고 묵묵히 언제나 그 자리에 솟아있는 잡초의 모습이 나와 많이 닮았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또한 자신에게 있어 옷이란 "키티(캐릭터 인형)"라고 말하며 "키티 인형을 보면 입이 없지 않나. 옷은 나에게 말이 없는 가장 친한 친구"라고 답해 옷에 대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 최범석 디자이너에게서 한 그루의 크고 단단한 나무의 모습이 엿보였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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