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원작의 훼손일까 재해석일까.
지난 3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하백의 신부'(연출 김병수, 극본 정윤정)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윤미정 작가의 원작 만화의 마니아 팬들은 드라마가 원작의 분위기와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며 불만족을 드러내는 반면, 또 다른 시청자들은 원작과 다른 새로운 느낌의 드라마에 만족을 드러내고 있다.
원작 만화는 과거 중국 풍의 동양의 국가를 배경으로 신에게 제물로 바쳐진 소아가 수국(水國)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비를 내려주는 신(神) 하백을 만나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린다. 신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만화에는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신비롭고 고혹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특히 중국 신화를 모티브로 한 만큼 동양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눈길을 잡아끈다. 또한 여주인공 소아는 냉혈한 아버지 때문에 2번이나 제물로 팔려가는 기구한 운명을 지닌 만큼 드라마의 분위기도 한층 차분하고 진지하다.
하지만 배경을 2017년 서울로 그대로 가져온 드라마는 원작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만화와 정반대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재해석된 드라마에는 유쾌한 분위기가 짙게 깔렸다. 대놓고 유치한 설정들로 웃음을 유발한다. 드라마 속에서 잠깐 그려졌던 신의 세계 역시 원작 만화와 180도 다르다.
만화에서 그려진 신들의 세계가 동양풍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내뿜었다면 드라마 속에 그려진 신들의 세계는 이집트 문명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이국적이었다.캐릭터의 색깔 또한 달라졌다. 만화 속 소아는 아버지로 인해 제물이 되면서도 원망보다는 본인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캐릭터이지만 드라마 속 소아(신세경)은 적극적이고 억척스럽다. 차가우면서도 몽환적인 원작과 달리 드라마의 하백(남주혁)은 인간세계에 적응해나가며 2% 부족한 허당 모습을 보여준다.
원작과 드라마의 이러한 차이들에 대해 원작 팬들은 드라마가 원작 특유의 독창성을 살리지 못했다며 "굳이 '하백의 신부'의 이름을 내걸 필요가 있냐"고 입을 모은다. 신과의 로맨스라는 간단한 설정만 차용하는 것이라면 왜 홍보 단계부터 굳이 '하백의 신부'의 드라마화를 강조했는지 의문이라는 것. 드라마는 도깨비와 인간 소녀의 로맨스를 그렸던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처럼 '하백의 신부'와 별개인 전혀 다른 새로운 창작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다.
드라마를 만족스럽게 본 시청자는 원작과 100% 똑같은 드라마가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며 작품의 배경이 옮겨진 만큼 드라마의 분위기 또한 그에 맞게 달라졌고 캐릭터 역시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게 입체적으로 그려졌다고 만족한다. 또한 주연 배우들의 만족스러운 비주얼과 케미 역시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다.
'하백의 신부'가 엄청난 마니아를 이끌고 있는 윤미정 작가의 동명의 인기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이니 만큼, 원작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병수 PD는 "원작에 열광했던 많은 팬들이 있을 텐데, 원작과 다른 우리 드라마를 낯설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또 다른 재미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첫 삽을 뜬 '하백의 신부'가 김병수 PD의 말처럼 원작과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줌으로써 시청자 뿐만 아니라 성난 원작팬들의 마음까지 다독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하백의 신부'는 동명의 인기 만화의 스핀오프로 2017년, 인간 세상에 내려온 물의 신(神) '하백'과 대대손손 신의 종으로 살 팔자로, 극 현실주의자인 척하는 여의사 '소아'의 신(神)므파탈 코믹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다. 남주혁, 신세경, 임주환, 크리스탈, 공명 등이 출연하며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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