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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저예산 '박열'의 100만 돌파, 유독 기특한 이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7-02 15:3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총제작비 40억원(순제작비 26억원)으로 만든 이준익 감독의 신작 '박열'(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작)이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다.

'박열'의 배급을 담당한 메가박스 플러스엠 측은 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박열'이 오늘 오후 1시 7분 누적 관객수 100만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 배급사 집계 기준)을 기록했다"며 "이와 같은 결과는 약 780만 관객수를 돌파한 2017년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 '공조'(김성훈 감독)와 같은 속도로, 앞으로 '박열'이 이어갈 흥행 돌풍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충무로는 할리우드에서 몰려온 각종 블록버스터의 공세로 맥을 추지 못한 상태였다. 뻔한 스토리, 뻔한 캐스팅으로 관객의 흥미를 끌지 못한 것. 자연스레 관객들은 지루해진 한국영화 대신 외화에 눈길을 돌렸고 이런 움직임으로 한동안 외화 천하가 이어졌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 혈혈단신과도 같은 '박열'은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신선한 배우들의 명연기로 입소문을 얻어 반전의 흥행을 거머쥐었다. 톱스타 캐스팅, 특별한 기교, 화려한 CG 없이 오직 뜨거운 진심만으로 일군 값진 100만 돌파다. '박열'과 동시 개봉한, 한때 기대작으로 불렸던 115억(순제작비)짜리 '리얼'(이사랑 감독)은 100만은커녕 누적 관객수 30만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


이런 스크린 동향 속 '박열'의 행보는 물량 공세에 빠진 충무로에 일침을 가하며 여러모로 의미를 갖게 됐다. 어느 순간 20억, 30억대로 제작되는, 일명 허리급 영화들이 사라지고 있는 충무로에 '박열'의 고공 상승은 화려함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영화 제작 규모뿐만이 아니다. '박열'이 조명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새로운 발견이다. '박열'의 타이틀롤은 박열 역의 이제훈이지만 영화 속에서 빛나는 주인공은 비단 이제훈만이 아니다. 박열에게 신념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 역의 최희서, 일본 제국주의가 법보다 위인 내무대신 미즈노 렌타로 역의 김인우, 그리고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대역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예심판사 다테마스 가이세이 역의 김준한은 수준급 실력의 연기로 '박열'의 작품성을 한 층 풍부하게 끌어올린 주역이다.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력과 완벽한 캐릭터 분석으로 인물 그 자체가 된 세 사람은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대게 짧게 등장하는 조·단역을 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중고 신인'이다. 이번 '박열'을 통해 제대로 관객의 눈도장을 받으며 충무로를 이끌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한편, '박열'은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권율, 민진웅 등이 가세했고 '동주' '사도' '소원'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영화 '박열'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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