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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기묘한 실종, 기이한 죽음' 편으로 2004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실종된 김인숙 씨의 행방을 추적한다.
당시 사건 담당 형사는 "중국으로 간 흔적이 전혀 없어요. 가지 않았습니다. 의료 기록도 전혀 없고. 실종자 짐은 하남에 가 있습니다"고 밝혔다.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김인숙 씨의 출·입국 기록이나 의료 기록 등 이른바 생활반응은 확인된 바 없다. 그런데, 그가 중국으로 가져가려던 짐은 공항이 아닌 하남의 한 물류창고에서 발견됐다. 호텔 방 밖 김인숙 씨의 행적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과연 그의 짐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옮겨진 걸까.
김인숙 씨가 실종된 지 43일 만에, 유력 용의자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용의자는 인숙 씨와 연인관계이자 함께 중국으로 떠날 약속을 했던 남 씨. 욕실에서 피해자를 목 졸라 죽였으며,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담당 형사는 "자기가 죽인 것은 사실인데, 시체를 원효대교에 버렸다. 탄천에 버렸다. 또 행주대교 밑에 버렸다. 심지어는 자기가 시신을 어깨에 메고 차에 실어 버렸다. 계속 진술을 번복합니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수사에도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용의자는 시신 유기 장소를 번복해 경찰을 혼란에 빠뜨렸다. 급기야 남 씨는 본인의 진술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의 강압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했다는 것. 그리고 남 씨는 풀려났다. 검찰은 남 씨가 인숙 씨를 죽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지만 구체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렇게 사건 수사는 미궁에 빠졌고, 김인숙 씨는 지금껏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의문의 목소리
제작진은 실종사건의 유력 용의자 남 씨를 수소문하던 도중, 실종자 언니로부터 묘한 이야기를 들었다. 실종 초기, 남 씨는 인숙 씨가 브로커를 통해 중국에 잘 도착했다며 언니를 안심시켰다. 남 씨 말처럼 김인숙 씨 실종 한 달째쯤 가족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수화기 너머의 남자는 본인을 중국 중개인으로 소개하며, 김인숙 씨가 중국에 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인숙 씨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제작진은 목소리의 실체에 다가섰다.
과연 김인숙 씨의 행방을 알고 있다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굴까? 용의자와 중국 중개인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또 하나의 사건
김인숙씨 실종사건 관련 재판에서 용의자는 사기죄만 인정되어 적은 형량을 선고 받았다. 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04년 인숙 씨가 사라진 그 날에 멈춰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남 씨 범행에 대한 심증을 굳힐, 뜻밖의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남 씨가 또 다른 사건에 연루된 적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남 씨가 운전한 차량 뒷 자석에 앉아있던 피해자가 갑작스레 사망했다는 것. 재판 기록에 따르면 남 씨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급브레이크를 밟아 피해자의 경추가 부러졌지만, 그대로 방치해 죽게 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 피해자는 다름 아닌 남 씨의 의붓어머니. 같은 해 사망한 아버지의 재산 상속문제로 의붓어머니 및 이복동생과 갈등을 빚던 중이었다. 정황상 살해 동기는 충분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남 씨는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그리고 5년 뒤, 남 씨는 김인숙 씨 실종사건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다시 시작된 진실공방
남 씨의 근황을 수소문하던 도중, 그는 뜻밖에 제작진과 만나도 좋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 날의 일들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남 씨는 "저는 기꺼이 희생양이 되기 위해서 인터뷰에 응했어요. 저한테 유리한 장소도 많았지만 제가 여기 온 거예요. 제가 하고 싶은 말 하려고"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