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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화합을 위해 마련한 행사가 이렇게 끝나 안타깝습니다."
실제 이날 행사에서 사회자는 "15년전 미선, 호순 양의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음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누고, 애도의 마음을 갖고자 오늘 이 소중한 시간을 마련했다"며 "슬픔과 눈물을 화해와 상생으로 바꾸는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며 묵념을 유도했다.
이 대표는 "미선, 호순 양의 희생도 가슴 아프고, 6·25 당시 가장 먼저 한반도에 와 이국땅에서 전사한 젊은이들의 희생도 가슴 아픈 것 아니냐"며 "의정부시와 미 2사단, 민과 관이 하나가 되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서로 힘을 모아 미래로 나아가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었는데…"라고 허탈해했다. 지난 10일 오후 6시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미 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는 출연하기로 예정된 유명 가수들이 현장에서 공연을 취소하는 파행을 빚었다.
민주노총과 노동당 등은 지난 5월 말부터 이 행사를 반대하며 의정부시에 콘서트 취소를 요구했다. 또 출연 예정이던 가수들은 그동안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집요하게 '불참 압력'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행사는 미 8군 군악대, 의정부시립 무용단·합창단, 태권도와 국악, 가수 이애란의 공연 등만 진행돼 예정된 2시간 보다 30분 일찍 끝났다. 특히 마지막 순서로 모든 출연자들이 '아리랑'을 함께 부를 예정이었지만 무산됐다.
이근백 대표는 "문화기획만 해온 사람으로서 정치는 잘 모르지만, 과거의 아픔을 예술로 씻고 모두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다음에 이런 행사가 또 열리면 반드시 함께 아리랑을 부르고 끝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