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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은 어떻게 2회만에 '시간 순삭' 드라마가 됐나

정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7-06-12 14:31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탄탄한 대본과 연기파 배우들의 조합으로 주목받았던 '비밀의 숲'이 단 2회 만에 심장 쫄깃한 전개로 시청률 4%를 돌파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은 검찰 스폰서의 죽음에 얽힌 비밀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 "눈 깜빡했는데 벌써 끝났다", "1시간이 10분 만에 갔다"는 등 뜨거운 반응이 잇따랐다. 그렇다면 방송 2회 만에 늪처럼 빠져드는 '시간 순삭(순간 삭제)' 드라마로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조승우X배두나 인생캐 만남

방송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배우 조승우와 배두나의 조합은 역시나 역시였다. 감정이 없는 검사 황시목과 열혈 무대포 형사 한여진으로 만나 쉽지 않은 캐릭터에 불어넣은 최고의 연기는 몰입감을 높였다. 이들의 필모그래피에 방점을 남길 인생캐릭터를 만났다고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씬스틸러들의 연기 역시 남달랐다. 차장검사 이창준 역의 유재명은 작품의 매력 중 하나로 "담백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을 꼽았는데, "큰 소리 한 번 안 났는데도 몰입력이 굉장하다" "누구 하나 튀지 않아서 좋다"는 시청자들 호평과도 일맥상통한다.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연기자들조차도, 그 흔한 연기 구멍 하나 없이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무감정 캐릭터

다른 작품 속 무감정 캐릭터와는 달리 황시목이 감정을 잃은 이유가 어릴 적 받은 뇌수술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첫 장면에서부터 공개됐다. 물론 이 시절에 얽힌 사연과 비밀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지만 말이다. 무엇보다도 공감 능력은 잃었지만, 이성적인 판단력은 극대화되면서, 사건에 더욱 치밀하게 접근했고, 그래서 더 신뢰를 줬다. 뛰어난 추리력을 탑재한 그의 냉철한 매력은 단 2회 만에 '섹시목' '형사 콜롬보의 부활' '셜록 승우' 등의 별칭을 양산하기도 했다. 또한 어떤 협박에도 감정의 동요 없이 굴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맞받아치는 모습은 오히려 통쾌함을 선사했다.

감각과 디테일을 겸비한 영상미

방송 전 30초의 예고만으로 '영화 같은 드라마'라 극찬 받았던 '비밀의 숲'. 역시나 화면으로 빠져들게 하는 영상미는 압권이었다. 시목이 이명에 시달린 현재에서 그의 아픈 과거를 보여줬던 플래시백(1회),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을 시뮬레이션해보는 시목의 상상씬(2회) 등은 독특하면서도 정교했다. "리얼하고 촘촘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담으려 노력했다"는 안길호 감독의 연출력은 "드라마라 부르기 아깝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소름 돋는다! 충격 엔딩의 마법

폭풍 전개에 이은 범상치 않은 충격 엔딩은 다음 회에 대한 '기다림'을 불러일으켰다. 1화에서 강진섭(윤경호)가 검찰 스폰서 박무성(엄효섭)을 살해한 혐의로 22년형을 선고받고 살인사건이 해결되는 듯하더니, "나의 죽음으로 검사를 고발한다"며 자살을 예고한 엔딩으로 반전을 선사했다. 2회에서는 스폰서와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이창준은 자신의 수하 검사인 서동재(이준혁)를 버리고, 시목에게 요직을 제안하는 성동격서 작전을 펼쳤지만, 시목은 되레 당신이 앉은 차장 검사 자리를 달라고 역제안을 함으로써 뒤통수를 쳤다. 시목의 예상치 못한 거래 제안에 숨겨진 의중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폭발시킨 대목이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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