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휴먼다큐 사랑' 12년, 어떻게 예능도 이기는 다큐 됐나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5-16 11:29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MBC '휴먼다큐 사랑' 12년째 5월의 콘텐츠로 위상을 지키고 있다.

'휴먼다큐 사랑'은 지난 2006년 시작돼 12번째 시즌을 맞이한 MBC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브랜드다. 소흘하게 지나쳤던 소중한 가치들을 되돌아보며 타인과 함께하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다.

매년 시한부 환자와 그 가족의 마지막 기록을 비롯해 타북자 모녀, 치매 노부부 등 다양한 주제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 왔다. 일반인들 뿐 아니라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시력을 상실한 개그맨 이동우, 러시아로 귀화한 비운의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빅토르 안), 별거 중이던 40년차 부부 엄앵란-신성일, 고 최진실의 어머니 등 유명인들도 감춰둔 이야기를 진솔하게 꺼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06년에는 새엄마, 새 아빠와 함께 하는 삶이지만 누구보다 건강하고 명랑한 빈희네 4남매 이야기를 그린 '뻐꾸기 가족'과 죽음 앞에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영란 씨와 창원 씨의 사랑이야기 '너는 내 운명' 등을 방송, 제11회 아시안 TV 어워즈 (Asian Television Awards) 다큐멘터리 최우수상 수상을 비롯하여 2007년 뉴욕 페스티벌(New York festivals) 최종결선 진출, 2007년 반프 페스티벌 (Banff world television festival) 심사위원 특별상에 선정되는 등 해외 방송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2006년의 성과에 힘입어 '휴먼다큐 사랑'은 2007년 더욱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다시 시청자를 찾아왔다. 6개월 이상 오랜 시간을 들여 제작한 작품들로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돌시인과 어머니'로 ABU prize TV다큐멘터리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많은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을 지켜나가는 더욱 섬세하게 포착해 내 감동을 선사,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2009년 만남과 이별을 통해 사랑을 찾아가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하고자 노력했다.'풀빵엄마'가 국내 최초로 제38회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상을 수상했다. MBC 창사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휴먼다큐 사랑'에서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우리시대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엄마의 고백'이 2012 휴스턴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휴먼다큐 사랑'은 그렇게 늘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되새겼고, 사랑이 일궈낸 기적 같은 이야기들을 통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매년 더욱 길어진 제작 기간과 심혈을 기울인 주제 선정으로 10년이 넘도록 5월을 상징하는 대표 다큐멘터리로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많은 스타들도 내레이터로 나서 뜻 깊은 기획에 힘을 보탰다. 채시라, 박해민, 정진영, 신애라, 김희애, 기희선, 김승우-김남주 부부, 공형진, 김하늘, 한가인 차인표, 최지우, 유해진 등의 진심어린 목소리가 감동을 배가시켰다. 올해는 다양한 작품에서 공감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사랑 받고 있는 남궁민이 목소리를 재능 기부했다.



특히 '휴먼다큐 사랑'이 장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1년이라는 텀을 두고 오랫동안 공을 들이기 때문. 지난 2013년 간담회에서 제작진은 "2005년 처음 팀을 세팅하고 2006년 5월에 첫 방송을 내보냈다. 그때 생각한게 6개월~1년 정도 공을 들여야 사람의 삶의 스토리를 깊이 있게 찍고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년에 한번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단순히 가족의 사랑에 머물지 않고 '사랑'이라는 테마를 사회적인 이슈나 시의성 있는 주제로 풀어내며 확대시켜 온 것도 오랫동안 지지받는 이유다. 12주년을 맞은 올해는 미국에서 40년을 살았지만 추방 위기에 처한 입양인 아담 크랩서의 이야기와 세월호 미수습자인 허다윤 양, 조은화 양 어머니의 이야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임성준 군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 날 찾아온 비극, 상처 입은 가족을 지키는 위대한 어머니들의 이야기'라는 큰 주제로 총 4편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2006년부터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홍상운 CP는 "해마다 사랑에 대한 테마를 바꿔왔는데 올해 테마는 어느 날 갑자기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회적 이슈나 문제, 제도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됐을 때 잃어버린 사랑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하는 것"이라며 "그 사랑을 다시 찾는 것도 온전히 개인의 몫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테마다"라고 주제 선정 의도를 설명했다.

12년이나 됐지만 '휴먼다큐 사랑'에 대한 반응은 올해도 뜨겁다. 지난 15일 방송된 '나의 이름은 신성혁' 2부는 6.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5.7%)를 제치고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매년 5월, 안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휴먼다큐 사랑'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콘텐츠로 남길 기대한다.

ran613@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