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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017년판 '아내의 유혹'일까.
'완벽한 아내'는 가정의 행복을 깨는 침입자와 그에 맞서는 주부 심재복의 심리전을 팽팽하게 그리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캐릭터 또한 흥미진진했다. 친절한 가면 속에 무시무시한 집착과 욕망을 감춘 이은희의 모습은 경악할 정도로 섬뜩했고, 그런 그의 비밀을 하나씩 벗겨 나가는 심재복의 강단 있는 모습은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제까지 본 적 없는 미스터리 스릴러 불륜 멜로 드라마에 마니아층도 생겨났다. 그러나 조여정의 싸이코 연기가 극찬을 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이은희의 싸이코패스적 기행은 분명 극의 재미와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요소였다.
하지만 여기에 집착하다 보니 다른 캐릭터의 색은 변질되어 갔다. 무능하고 불륜까지 저질렀지만 아이들에 대한 사랑 하나만큼은 같했던 구정희는 심재복 이은희 정나미(임세미)까지 세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박쥐 캐릭터로 전락했다. 이은희의 도움을 받아 신분 상승에 성공하고도 그를 배신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줏대 없는 캐릭터가 되어 원성을 샀다. 똑 부러지는 성격과 단호한 상황 대처법으로 이은희와 대립했던 심재복 역시 이혼한 전 남편에 대한 미련으로 인연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웰메이드 드라마로 주목받았던 '완벽한 아내'의 추락은 믿고 지켜봤던 팬들의 마음을 쓰리게 만들고 있다. 이미 막장의 그림자로 뒤덮인 '완벽한 아내'가 남은 2회 동안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시청자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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