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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A: "에피 역 배우 정말 잘 하지 않아?"
관객 B: "와…, 정말 대단하더라."
배우의 에너지가 대단하면 흔히 '파워풀하다'는 표현을 쓰는데 브리 잭슨은 뭐랄까, 약간 '오버'하는 느낌은 들었지만 놀라운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기립박수가 여전히 어색한 한국 관객들을 커튼콜 때 모두 일으켜세웠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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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엔들리스 러브'로 유명한 다이애너 로스가 속했던 그룹 슈프림즈의 실화가 모티브다. 냉혹한 쇼비즈니스 세계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세 여자의 애환을 R&B와 재즈, 디스코, 팝 발라드 등 60년대를 풍미한 '모타운(Motown) 사운드'에 담는다.
세 여인 모두 사연이 있으나 에피의 캐릭터가 가장 솔직하고 인간적이다. 욕망과 상실감, 질투,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한(恨)의 정서까지 담겨 있다. 배우 홍지민도 2009년 국내 초연 때 에피를 멋지게 연기해 그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제작사는 개막에 앞서 '본토의 소울이 서울에 왔다'는 뜻의 '소울 투 서울(Soul to Seoul)'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는데 거짓말은 아니었다. 디나 역의 캔디스 마리 우즈는 매력적이었고, 커티스 역의 섀비 브라운은 중후한 목소리로 성공에 눈이 먼 제작자를 연기했다. 감초이자 분위기 메이커인 지미 역의 닉 알렉산더도 '귀여움'을 발산하며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앙상블까지 고른 실력을 갖춰 전통 브로드웨이 쇼뮤지컬의 맛이 살아난다.
6월 25일까지 샤롯데씨어터.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