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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상중의 미친 열연이 월화 저녁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렇게 시작된 아무개의 재판. 마치 현실을 반영한듯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일단 아무개는 금옥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자 조참봉의 살인 혐의를 부인했고 이 과정에서 그간 조참봉에게 매질을 당했던 자신의 사연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아무개에 이어 어린 노비, 동료, 장사꾼 등 모두 조참봉의 패악을 증언했지만 그 어떤 것도 증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노비의 멍 자국은, 천한이들의 증언은 증언이 되지 못했던 현실이었다.
그렇게 아무개는 강상죄를 어긴 중죄로 교수형 위기에 처하게 됐고 비극의 죽음을 맞이하는 듯 했지만 반전은 있었다. 아내를 위해 목숨을 바쳐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아무개의 모습에 감동한 기녀 적선아(김하은)가 결정적인 증언을 털어놓은 것. 적선아는 조참봉의 숙부인 조생원이 금옥을 희롱한 사실과 조참봉이 아무개의 재산을 빼돌리려 꼼수를 부린 사실을 발고했다. 여기에 이모개는 조참봉이 폐비 윤씨와 내통한 사실을 이용해 참봉부인의 숨통을 틀어쥐었다. 아모개는 "종놈 뿐만 아니라 양반에게도 강상죄가 무섭지 않나. 나도 강상죄로 죽게 되는데 마님도 강상죄로 죽게 되려나?"라며 참봉부인에게 일침을 날렸다. 아무개의 역습에 분노했던 참봉부인이지만 가문의 멸문을 막기 위해 아무개의 혐의를 없던 일로 만들어야 했다. 결국 "미안하게 됐다"며 아무개에게 사과한 참봉부인. 조참봉의 집안에 통쾌한 반전을 날린 아무개의 모습에 시청자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역적'의 첫 회부터 매 순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김상중은 드라마틱한 상황, 통쾌한 반전을 설득하는 이유였다. 여기에 아무개의 아들 홍길동으로 등장하는 이로운과 환상적인 부자(父子) 호흡까지 구축하며 초반 '역적'을 이끌고 있다. 그야말로 김상중이 '역적'의 개연성이며 김상중을 위한 '역적'이 됐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MBC '역적'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