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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이재은이 아픈 가정사를 털어놨다.
그렇게 모녀는 멀어졌고, 7년간 연락을 끊고 지냈다. 행복해지기 위해 가족과 헤어졌지만 이재은은 행복하지 않았다. 의지할 곳이 없던 이재은은 우울증으로 급격하게 체중도 증가했다. 그는 "죽을 거 같아서 처음으로 내 발로 병원을 찾아가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 이재은이라는 흔적을 다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상태가 많이 심각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우울증과 외로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이재은이 다시 찾은 건 결국 어머니였다. 어머니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했던 이재은은 다시 엄마로부터 힘을 되찾게 됐다. 그는 "내가 뭘 하고자 엄마를 무시하고 그동안 나 자신을 괴롭히면서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후회의 눈물을 쏟았다.
모녀는 각자 힘든 생활에 치여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마음을 열고 선뜻 다가서지 못했다. 그러다 이재은은 연극 '친정엄마'를 하면서 엄마를 초대하게 됐고, 모녀는 7년 만에 재회했다. 안 보고 지낸 사이 엄마는 이도 다 빠진 채 초라한 모습으로 나타나 이재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이재은은 엄마의 치아 상태가 심각하다는 진단에 "내가 지금까지 뭘하고 살았나 싶다"며 "내 앞으로나 엄마 앞으로 그 흔한 보험 하나 없다"며 자책했다.
이재은은 4살 때부터 쉼없이 일했지만, 아버지의 계속되는 사업실패로 경제적인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이재은은 "'내가 번 돈의 절반이다'하면서 아빠한테 돈을 꼬박꼬박 드렸다. 그걸 뭘 했는지 모르겠다. 사업한다고 집안을 몇 번 들었다 놨다 하는 것보다 차라리 놀러가는 게 나았다"며 씁쓸해했다. 게다가 불같은 성격의 아버지는 언제나 집안을 시끄럽게 만들었고, 이재은은 그런 아버지를 마음 속으로 원망했다. 그는 "장례식장에서도 눈물이 안 났다. 돌아가셨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아빠한테 감정이 되게 메말라 버렸다고 해야 하나. 아빠를 싫어했던 게 능력이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엄마한테 화풀이하는 게 싫었다"고 토로했다. 이재은은 어머니가 아버지와 헤어지길 바라기도 했지만, 어머니는 오직 자식을 위해 모진 시간을 견뎌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머니가 곁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걸 깨달은 이재은은 "이제 행복한 생각만 하면 살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항상 내 뒤에서 걸어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항상 너만 바라보고 너만 걱정하면서 가는 거다. 너는 항상 엄마가 뒤에서 지키고 있으니까 너 앞에 가. 엄마가 보고 있을께'라고 했다. 그런 존재다. 엄마는. 항상 나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어머니도 "재은이는 나한테 자식이면서 남편과도 같고, 친구와도 같다. 만약에 재은이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면 내가 가서 죽고, 피하게 하고 싶은 사람이다"라며 깊은 모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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