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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왜 하필 지금 한국에 출시됐나?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7-01-24 15:16



나이앤틱 데니스 황 디자인 총괄이사(왼쪽)과 포켓몬코리아 임재범 대표

'왜 하필 지금?'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AR(증강현실)게임 열풍을 불러일으킨 '포켓몬 고(GO)'가 24일 오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북미나 일본 등에서 출시된 이래 6개월만이다.

개발사인 미국 나이앤틱은 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한국 서비스 개시를 알렸다. 나이앤틱은 23일 오후 늦게 간담회 일정을 통보, 출시가 임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날 아침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 앱이 올라왔고, 이를 다운로드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한동안 내려받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국어가 지원되고, 한국 지도도 정상적으로 표기가 된다.

하지만 출시 시기와 지도를 두고 의문점이 증폭됐다. 이날 간담회에 나이앤틱을 대표해 참석한 데니스 황 디자인총괄이사는 "한국은 무척 중요한 시장이다"라고 말했지만, 지도 데이터에 대해선 "대중적으로 입수 가능한 지도 데이터를 모아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포켓몬 고'는 구글맵을 기반으로 개발된 탓에, 지난해 한국의 지도 반출 규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당분간 국내 서비스는 불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오픈 스트리트맵 등 인터넷에서 누구나 쓸 수 있는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데니스 황 이사는 "지도에 대해선 자세한 사항을 밝힐 수 없다. 축척 등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이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그동안 구글의 지도 반출 이슈와 연계한 것을 두고 의혹이 불거졌다. 이는 나이앤틱이 구글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포켓몬 고'를 활용해 구글이 지도 데이터를 반출하려는 사업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게다가 시기도 애매하다. 설날 연휴를 앞두고 출시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포켓몬 고'가 바깥을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찾고 사냥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인 것을 감안하면 굳이 한겨울을 선택한 것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하다. 실제로 '포켓몬 고'는 야외활동이 활발한 지난해 7월에 출시됐고, 국내에선 속초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가을까지 유저들로 북적이기도 했다.

더불어 현재 국내 상황이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잔뜩 움츠러든 것을 감안했을 때 인기몰이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오히려 정국 전환용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데니스 황 이사는 "이렇게 큰 인기를 끌지 몰랐다. 또 스타트업이다보니 다양한 언어와 지도를 탑재하는데 대해 대응이 늦어 이제서야 한국에서 출시가 됐다"면서도 "한국에 특화된 콘텐츠는 아직 준비된 것이 없다. 국내 파트너와의 제휴도 검토단계"라고 말했다.

'포켓몬 고'는 지난해 발매 후 5개월만에 7억8800만달러(약 94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뜨거운 반응을 받았지만, 이후 AR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감소한데다 특별한 콘텐츠가 별로 없고 게임 주요국이 겨울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이미 '한물간 콘텐츠'란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과연 국내 유저들이 얼만큼의 호응을 보낼지는 미지수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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