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휴방을 이토록 반기는 일이 또 있었을까?
오랜 고민 끝에 '무한도전'은 잠시 시청자와 안녕을 택했다. 그동안 권상우와 정준하의 러시아 여행기를 담은 '사십춘기'가 3~4주 편성되고, '무한도전' 레전드 편이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최소한의 공백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해 '무한도전'의 고민이 느껴진다.
지상파가 예능에 시즌제를 과감하게 도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광고 매출 같은 기득권을 버리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시스템과 안정을 유지하려고만 하다가는 '무한도전' 같은 효자 프로그램도 결국 지쳐 쓰러지게 될 지도 모른다. 이는 기존의 기득권까지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우주특집은 그런 도전정신의 정점에 있는 프로젝트로, 그야말로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발상과 실천이라는 평가. 이를 위해 '무한도전' 팀은 러시아 가가린 센터의 교육과정에 따라 비행 및 무중력 훈련 등을 받았다. 일반인 우주여행의 꿈은 여전히 현실화 어려운 과제지만 '무한도전'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무한도전'에 있어서 어쩌면 우주 여행보다 멀게 느껴졌던 시즌제 일지도 모른다. 최근 지상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즌제를 기약하며 TV를 떠났지만, 실제 새 시즌 컴백이 가시화된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시즌제는 특정 프로그램의 결단만으로 유지될 수 없기 때문. 광고 매출과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입장과 퇴장하기 위해서는 스핀오프 혹은 여러 시즌제 프로그램이 서로 믿고가는 협업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 가운데 '무한도전'은 설특집 파일럿 '사십춘기'의 도움과 10년에 걸쳐 쌓은 시청자와 신뢰를 바탕으로 재정비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어쩌면 시즌제는 12년간 선보인 어떤 도전보다도 최장기이자 극한 도전이었을지도 모르나, '무한도전'은 결국 그 어려운 길에 첫 발을 뗐다.
'무한도전'이 소중한 재정비 시간을 거쳐 2달뒤 재기량을 마음껏 뽐내길 기대해 본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