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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나혼자산다' 이시언이 삭일 수 없는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7년만에 오른 연기대상 무대였건만, 그에겐 아무 상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시언은 "은근히 되게 초조하다"며 시종일관 떨리는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스타일리스트의 덕담에도 '부정탄다'며 질색하는 이시언의 마음과는 별개로, 아침부터 이시언에겐 기대감이 가득한 전화들이 줄을 이었다. 이종석 팬인 어머니는 이종석의 싸인을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으로 "그래도 기대는 되는데~"라고 덧붙였다. 평소 무뚝뚝했던 아버지조차 "받으면 좋고 못 받으면 내년에 더 잘하면 되지, 열심히 했으니 상 하나 받을 수 있지 않겠냐"고 거들었다. 친구 장모님조차 연기대상 상을 받으라며 김치를 챙겨줬다.
선배 배우 김남길도 "네가 데뷔 8년찬데 신인상을 준다고?"라면서도 "상 준대지? 네가 안 받으면 누가 받냐. 꼭 인터뷰에서 내 이름 언급해라"라고 격려했다. 이시언도 "오늘 상 받으러 갑니다. 받으면 꼭 형 이름 얘기할게요"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서언은 "아침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워야 상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집을 나설 땐 휴대폰을 깜빡 잊고 두고 갈만큼 바짝 긴장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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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함께 'W'에 출연한 이종석-한효주-김의성이 이시언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들 스타 동료들은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았다. 김의성은 짐짓 "우리가 널 기다려야돼?"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시언은 익숙지 않은 시상식 현장에 어색해했다. 포토월에서도, 시상식 현장 입장 때도 민망함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MBC 연기대상 신인상 후보를 본 이시언은 당황했다. '역도요정김복주' 남주혁과 '운빨로맨스' 류준열이 후보에 올라있었던 것. 이시언은 "경쟁자가 너무 세다"며 혀를 찼다. 김의성, 한효주, 이종석 등 함께 한 W 식구들은 입을 모아 이시언을 격려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신인상은 남주혁과 류준열에게 돌아가고, 이시언의 수상은 불발됐다. 이시언은 "후보가 2명이라고 했을 때, 내가 받을 줄 알았다. W팀 다 그렇게 생각했다"면서 "(그런데)못 받았다. 시원섭섭하다. 연락이 많이 왔다. 내년에 더 잘하면 되지, 이제 연기대상 안보겠다는 말도 있더라"며 웃었다.
이어진 베스트커플상에서 이시언은 고우리와 함께 시상자로 나섰다. 고우리는 "만약 받으시면 봉투를 제게 넘기시면 되지 않냐"며 웃었고, 이시언은 "혹시 제가 받게될까봐 떨린다"며 좌중을 웃겼다. 베스트커플상은 얄궂게도 'W'의 이종석-한효주에게 돌아갔다.
2016년 MBC 연기대상은 'W' 잔치였다. 이종석과 한효주는 개인상을 휩쓸었고, '올해의 드라마'도 W의 차지였다. 이종석은 연기대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김의성과 한효주는 위로를 건네며 "우린 W팀이잖아. 같이 올라가자"며 수상자 기념사진에 함께 할 것을 권했지만, 이시언은 "전 받은게 없지 않냐"며 사양했다.
이시언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의성 선배가 같이 올라가자할 때 올라갈걸 그랬다"며 후회하는 모습도 보였다. 힘차게 내년을 기약하는 그였지만, 밝게 웃는 얼굴 한켠에 허허로움마저 숨길 순 없었다.
데뷔 때부터 주목받으며 크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이런저런 인생사를 겪으며 가라앉는 배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오랜 무명생활을 견뎌내고 대기만성 끝에 톱배우로 올라서는 경우도 많다.
이시언은 8년차에 비로소 지상파 연기대상 신인상 후보로 오른 비교적 무명 배우다. 아직까지 상과는 인연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이시언의 연기력을 드러내는 지표는 아니다. 그가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임은 부정할 수 없다. 훗날 이시언에게도 찬란한 무대에서 화려하게 주목받는 날이 찾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누가 알겠는가, 그것이 당장 2017년이 될수도 있는 것을. 배우 이시언의 앞날에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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