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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배우 전도연의 인생은 늘 도전이었다. 1990년 데뷔해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 등의 작품을 통해 늘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그녀는 1997년 영화 '접속'으로 충무로가 사랑하는 여배우가 됐다. 이후 20대 중반 어린나이에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해야 하는 '해피엔드'에도 선뜻 몸을 던졌다. 당시만 하더라도 여배우에게 큰 모험이 될 수밖에 없는 영화에 출연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이다.
결국 2016년의 전도연은 TV로 방향을 틀어 '굿와이프'에 출연하게 됐다. 여왕의 11년 만에 복귀. 세간의 관심이 쏠린 것도 당연하다. 칸의 여왕의 연기를 TV에서 볼 수 있다는 대중의 설렘은 그녀가 보여준 노련한 연기력으로 보답받았다.
하지만 의심할 여지 없는 전도연의 연기력 보다 전도연이 선택한 김혜경이라는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드라마의 경우, 여배우가 활약할 수 있는 범위가 영화에 비해 넓긴 하지만 빤한 설정의 캔디형 여주인공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또 드라마가 처한 현실이다. 특히 '굿와이프'와 같이 남편의 불륜과 맞닥뜨리게 되는 아내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에서는 온갖 역경도 긍정적인 태도로 극복하는 신데렐라 형 여주인공이 단골처럼 등장해 왔다.
'굿와이프'가 기록한 평균 시청률은 4~5%. 올해 tvN에서 방영된 화제작 '시그널','또 오해영'이 기록한 두자릿수 시청률, 그리고 떠들썩 했던 기대치에 비해 다소 부족한 성적이지만 전도연은 그 명성에 금이 가지 않을 여유로운 연기를 보여주는 것에는 성공했다.
이렇게 11년 만에 TV복귀를 치르게 된 전도연은 앞으로의 작품에서도 흥행은 포기할 지언정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캐릭터를 보여줄 것이다. '제2의 전도연'을 꿈꾼다는 무수한 여배우들은 이런 전도연의 작품 선택을 본보기 삼아 충무로와 안방극장의 유리천장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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