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뉴미디어팀 이종현 인턴기자] 콕 집어 말하긴 다소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현재 피에스타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사람은 차오루와 예지입니다.
차오루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진짜 사나이', '우리 결혼했어요' 등을 통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능감을 발산,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올랐습니다. 예지는 Mnet '언프리티랩스타2'에서 초반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미친개' 한방으로 통쾌한 반전극을 써내려가 화제를 모았죠. 두 사람에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 다른 멤버들은 살짝 서운할 법도 합니다. 하지만 재이와 혜미는 오히려 밝게 웃습니다.
"전에는 '피에스타 재이, 혜미입니다'라고 소개하면 '미안해요, 제가 가수를 잘 몰라요'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이젠 '피에스타입니다'라고 하면 안다고 막 좋아해줏요. 예지랑 차오루 언니한테 감사해요."(재이)
이렇게 진심으로 다른 멤버의 성공을 축하해줄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착하고 고운 심성 때문이겠죠. 하지만 피에스타가 오랜 기간 힘든 시기를 거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피에스타의 데뷔는 화려했습니다. 012년 데뷔 싱글 '비스타(VISTA)'를 발표하기 전 이미 아이유와 앨범 및 뮤직비디오 작업을 같이한적 있어서 아이유 팬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데뷔 앨범도 화려했죠. 선공개곡 '위키드(Wicked)' 피처링에는 '힙합 대부' 드렁큰타이거가 참여했고, 데뷔곡 '비스타' 뮤직비디오에는 JYJ 김준수가 출연했습니다.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던 아이유는 아예 홍보 팀장으로 임시 전업, 방송 출연 때마다 피에스타를 언급하고 트위터 홍보에도 열을 올렸습니다. 데뷔와 동시에 막강한 인지도를 얻게된 셈이죠.
그런데 2014년 피에스타에게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소속사가 로엔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콜라보따리로 바뀌면서 조영철PD가 아닌 신사동호랭이로 프로듀서가 변경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컨셉트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피에스타의 원 컨셉트가 당당한 여성상을 표현했다면 점점 섹시 컨셉트로 방향을 틀게 된 겁니다. 급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각종 영상과 화보를 보며 피에스타만의 섹시를 연구했습니다. "저희는 원래 데뷔했을 때 이미지가 씩씩함이었어요. 파워풀한 군무에 당찬 컨셉트였는데 활동하면서 성숙한 컨셉트가 됐어요. 섹시 컨셉트가 싫진 않지만 부담스럽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처럼 뭔가 가미된 섹시가 좋아요. 큐티섹시, 새드 섹시 이런 부분이요. 억지로 뭔가를 하는 건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게 중요한 것 같아요."(혜미)
3월에는 멤버 체스카가 탈퇴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피에스타는 재이 혜미 차오루 예지 린지 등 5인조로 팀을 재편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새로 준비한 앨범이 바로 '하나 더'. 파격적인 섹시 컨셉트를 예고했지만 세월호 사고가 발발하면서 활동은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7월에 가까스로 컴백을 했지만 MBC와 SBS에서 출연정지를 당했죠. 너무나 파격적인 가사 때문이었습니다. 피에스타는 가사와 안무를 수정해 활동을 재개했지만 지상파 활동은 불가능해진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힘든 한해를 보낸 피에스타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입니다. 미니1집 '블랙 라벨' 타이틀곡 '짠해'가 완성도 면에서 호평을 받았고 해외에서도 입질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멤버별 개인활동의 두각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부터입니다. 재이는 꾸준히 노력해 온 연기 부문에서 슬슬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차오루와 예지도 가능성을 입증했고 린지와 혜미는 작사 작곡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개개인의 컬러가 완연히 드러나면서 피에스타라는 팀의 정체성이 분명해진 것입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여기까지 온 만큼 멤버들의 감회도 남다릅니다. "감사하죠. 저희가 활동 연차도 꽤 길고 해서 마냥 신난다기보다는 감사해요. '이 사랑을 어떻게 쭉 지켜나갈 수 있을까', '믿어주신 만큼 더 좋은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릴까' 고민이 더 많아요."(재이)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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