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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김없이 찾아온 알츠하이머의 습격으로 또 한 번 고구마 어택을 당한 시청자. 대체 이 지독한 복수극은 언제쯤 성사될 수 있을까?
자신의 어머니와 형을 죽인 원수의 아들, 게다가 아버지 서재혁(전광렬)의 재판을 엉망으로 만든 장본인 박동호를 용서할 수 없었던 서진우였지만 거듭되는 편상호의 부탁과 악의 축인 남일호·남규만(남궁민) 부자(父子)의 복수를 위해 고민 끝에 박동호의 변호를 맡기로 했다.
서진우는 예리한 눈썰미로 사건을 추적해 나갔고 그 결과 현장에서 족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동호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석주일 사장의 살해를 시도한 것. 그는 재판에서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며 검사 측을 압박했다.
서진우는 "흉기에 지문이 없었다면 그건 모두 정황증거일 뿐입니다. 범행에 쓰인 흉기는 가짜입니다. 피해자의 지문이 묻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고 곧바로 반론했고 검사는 "변호인, 가짜 흉기라니요. 지금 국과수 보고서를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서진우에게 증거 제시를 요구했다.
재판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고조된 상황. 검사와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팽팽한 대립을 펼치던 서진우는 갑작스레 4년 전 아버지 재판과 현재의 박동호 재판을 혼동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숨통을 조이는 홍무석(엄효섭) 검사를 떠올리며 괴로워하던 서진우는 재판장에서 "지금 피고인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오정아(한보배) 양을 죽이지 않았습니다"고 발언해 충격을 안겼다.
앞서 지난 '리멤버' 9회에서 서진우는 서재혁의 재심 공판 중 갑자기 기억을 잃는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인바, 17회 엔딩에서 또다시 서진우의 알츠하이머가 고개를 들며 시청자를 혼돈에 빠트렸다.
박동호 재판을 맡으며 본격적인 복수의 서막을 알린 서진우였지만 이번에도 통쾌한 복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복수할 듯 복수하지 않는, 복수할 것 같은 '리멤버'. 열심히 공든 탑을 쌓았지만 매번 마지막에 어그러지는 서진우의 패배에 시청자는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마치 신데렐라라도 된 듯 밤 11시(엔딩)만 되면 과잉기억증후군 마법이 풀리는 서진우에 시청자는 지칠 대로 지쳤다. 충분히 먹은 고구마 전개. '리멤버'에게 짜릿한 사이다 전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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