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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호' 성유빈, 최민식도 인정한 연기 천재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12-29 08:01


배우 성유빈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2.22.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영화 '대호' 개봉 전, 여러 관계자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 최민식의 아들로 나온 10대 배우가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했다고. '대호'와 관련해서는 호랑이 CG 완성도나 최민식의 연기가 가장 큰 관심사 아닌가. 대체 그 어린 배우가 얼마나 잘했길래 관계자들이 첫 손에 꼽을까. 궁금증이 샘솟았다.

결과적으로 관계자들의 자신감은 옳았다. '대호'를 본 관객이라면 호랑이와 최민식만큼 잊을 수 없는 캐릭터가 바로 극중 천만덕(최민식)의 아들 '석이'일 것이다.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관객을 쥐락펴락한 이 배우는 올해 중학교 3학년, 열다섯 살 소년 성유빈이다.

'대호'에는 4차례 오디션을 거쳐 발탁됐다. 마지막 오디션에 참석한 최민식이 성유빈에게 "앞으로 다른 스케줄을 잡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될 성 부른 떡잎'을 명배우 최민식이 먼저 알아봤던 모양이다.

'대호'에서 석이는 극 전개의 변곡점을 만드는 캐릭터다.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는 포수 천만덕이 다시 총을 들고 호랑이 사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돼야 하기에 책임감이 막중하다. 성유빈은 그 역할을 똑부러지게 완수했다. 정분을 나눈 소녀와의 귀여운 데이트 장면, 아버지 천만덕과의 소소한 일상 풍경, 포수대의 호랑이 사냥 장면 등에서 석이의 천진함은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영화는 정말 재밌어요. 멋있는 장면들도 많고요. 다만 제 연기는 좀 아쉬웠어요. 호랑이가 옆에서 석이를 들여다보는 장면에서는 더 겁먹은 표정이었어야 했는데…." 영화 속 석이와는 달리 성숙하고 진지하다. 겨울산에서 촬영하는 게 힘들지 않았냐는 물음에도 "스태프들이 제일 고생하셨죠"라는 어른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석이의 전라도 사투리가 나이답지 않게 구수하고 능청스러워서 물어보니 따로 배운 적은 없다고 한다. "그냥 텔레비전에서 본 걸 따라했어요. 혼자서 연습해 봤는데 감독님이 그대로 하자고 하셨어요." 최민식의 즉석 애드리브에 맞춰 리액션도 애드리브로 할 만큼 만큼 배포도 크다. "촬영 전에 최민식 선생님이 상황에 대한 의견을 제안하시면 제가 아이디어를 보태기도 했어요. 평소에 편하게 대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제가 잘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연극, 책을 많이 보라고 조언도 해주셨어요."

성유빈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놀이동산에 갔다가 연기학원 관계자의 눈에 띄었다. 소심한 성격을 고쳐보겠다는 생각에 연기를 시작했는데 뜻밖에 적성이 맞았다. 보조출연과 단역을 거쳐 영화 '완득이'의 유아인 아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블라인드'의 유승호 아역,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이현우 아역, '나의 독재자'의 박해일 아역,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조인성 아역을 연기했다. 하지만 앞으론 아역 배우라 불러선 안 될 듯하다. '대호' 이후로는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성유빈'이란 이름으로 기억될 테니 말이다.

성유빈은 날마다 폭풍 성장 중이다. '대호'를 촬영하던 올해 초보다 키가 10cm나 컸다. "하루가 다르게 트랜스포머처럼 변하고 있다"는 이 소년이 또 어떤 얼굴로 관객 앞에 서게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suzak@sportschosun.com


배우 성유빈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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