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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열음 "스무살에 만난 '마을', 원없이 사랑했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5-12-08 11:10


배우 이열음.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2.0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작고 가녀린 외모와 달리 당찬 에너지를 뿜어내는 배우 이열음(19)이 올가을 뜨거운 사랑에 빠졌고 절절하게 아파했다.

지난 3일, 모든 비밀을 풀고 시청자와 작별을 고한 SBS 미스터리 트랩 스릴러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하 '마을', 도현정 극본, 이용석 연출). 탄탄한 시나리오와 감각적인 연출, 구멍 없는 연기력을 과시한 명배우들의 열연으로 가슴 깊이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명품 드라마'로 호평을 받고 있는 '마을'에는 특히나 주연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낸 '신스틸러'의 활약이 상당했는데, 이런 뜨거운 반응에 이열음도 빠지지 않았다.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주변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친구들은 제게 '무서워서 못 보겠어'라는 말을 자주 했고 다른 지인들도 '대체 범인이 누구야?'라며 자꾸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를 볼 때마다 '솔직히 누구야?' 의심하는데 그때마다 난감했어요. 저도 정말 몰랐거든요(웃음). 그런데 이런 제 진심도 몰라주시니 억울하기도 했고요."

극 중 '뽀리네집'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경순(우현주)의 하나뿐인 고3 딸 가영을 연기한 이열음. 아치아라 마을 해원고등학교에 소문난 '날라리' 가영은 수업 땡땡이는 기본, 밤에는 친구들과 클럽을 즐기기 일쑤다. 아버지의 부재로 상처 가득한 10대를 보내고 있는 그는 엄마 몰래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무모함을 보이기도, 학교 미술 선생님인 남건우(박은석)에 사랑을 구걸하기도 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시한폭탄이었다.

"처음 캐릭터 설명을 들었을 때 이해할 수 없었어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애였고 워낙 감정이 극과 극이어서 단번에 파악하기 힘들었죠. '뭐 이런 애가 다 있지?' 싶었는데 이용석 PD와 도현정 작가와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가영이란 아이에게 빠져들었어요. 혼란스러웠던 지점들이 풀리면서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겉으로는 까칠하고 괴팍한 가영인데 알고 보면 속은 여린 아이더라고요."


배우 이열음.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2.02
옛 된 얼굴 때문인지 유독 학생 역할을 골라 맡았던 이열음. 비슷한 듯 다르게 풀어내며 자신만의 '학생 연기'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었다. 반항기 없이 무던하게 보냈던 학창시절, 억울한(?) 마음을 캐릭터에 녹여내며 마음껏 표현했다는 재치도 잊지 않았다.

"학생 역할을 많이 해왔지만 캐릭터 성격들이 모두 달랐어요. 모두 제 일부겠죠? 하하. 아마 가영이의 까칠함도 숨겨진 제 모습 중 하나일 것 같아요. 드라마 곳곳에 억눌린 감정을 주체 못 하고 표출하기도 했는데 나름 대리만족도 했던 것 같아요."


까칠한 이열음의 매력도 '마을'에서 빠질 수 없지만 그보다 남건우를 향한 집착을 표현하는 장면도 시청자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건우가 친오빠인 줄 몰랐던 가영은 자신을 좋아하는 줄 착각하며 사랑을 구걸하고 애원했다. 이열음은 이런 가영의 마음을 꽤 절절하고 안타깝게 그려냈다.

"남건우 선생님과 러브라인이 결국 이뤄지지 않았죠. 학생 역할도 많이 했는데 홀로 짝사랑하고 마는 역할도 정말 많이 했거든요. 이번 작품에서 남건우 선생님께 제대로 상처받았으니까 이제 짝사랑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여자가 되고 싶어요. 그동안 자존심 꽤 상했거든요. 하하. 이러다 정말 애정결핍이라도 걸리면 어쩌죠? 다음 작품에서는 풋풋한 사랑도 도전하고 싶네요."


사진=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다양한 감정선을 무사히 소화한 이열음에게 뜻하지 않은 미션도 주어졌다. 밤마다 클럽 마실에 나서는 가영 때문에 늘 위기를 몰고 다녔다는 그는 차진 뺨 맞기를 시작으로 언덕에서 구르기, 물에 빠지기, 비 맞기 등 온갖 고생을 사서 해야 했다.

"아마 제가 '마을'에 출연하는 배우 중 몸 고생이 제일 심하지 않았을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이용석 PD가 날이 추워지기 전에 체력적으로 힘든 장면을 몰아서 촬영해줬어요. 체력적으로 한 번에 훅 갈뻔했는데 그래도 힘든 촬영을 몰아서 찍으니까 다음 촬영부터는 훨씬 수월해지더라고요(웃음). 액션신이 있는 장면에서는 부상이 없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자전거 타는 장면에서 부상을 입었던 웃지 못할 사건도 기억나네요. 제가 두발자전거를 못 타서 계속 넘어졌거든요. 저를 잡아주느라 스태프들도 엄청 고생했어요."

짧으면 짧고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2개월. 인생의 마지막 스무 살을 아치아라 마을에서 뜨겁게 보낸 이열음은 전보다 한 뼘 더 성장했고 단단해졌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로 대중에게 완벽히 각인됐다.

"브라운관 속에서 나오는 제가 누군가에게는 여동생이 될 수 있고 딸이 될 수도 있죠. 아직 어린 막내이지만 가족들의 사랑을 받고 무럭무럭 자랄 거에요. 지금처럼 탈 없이 예쁘게 성장할 테니 대중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 이열음.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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