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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예능 프로그램의 콘셉트 만큼 중요한 요소가 바로 출연진이다. 아무리 좋은 콘셉트를 가진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출연진들이 그 콘셉트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한다면 죽은 프로그램이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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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온 '무한도전' 멤버들은 이제 단순히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는 동료가 아니라 형제 그 자체다. 방송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이들이 서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그대로 전혀진다. 멤버들 뿐만 아니라 각자의 스태프와 가족까지 수차례 방송에 이름이 언급되거나 등장하며 '무한도전'의 제 3의 멤버처럼 활약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예능인 만큼 유반장, 날유, 박거성, 박사장, 웃음사망꾼, 쩌리짱, 도토아빠, 미존개오, 건뚱, 간신, 하신도 등등 각자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도 수십가지다. 매회 어떤 캐릭터와 별명이 탄생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무한도전'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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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으로 구성된 시즌3 멤버들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MC몽, 김C 등 원년 멤버가 떠난 '1박2일'을 향해 "이젠 끝났다"고 말하던 사람들에게 제대로 어퍼컷을 날렸다. 유해진, 엄태웅, 이수근, 차태현, 성시경, 김종민으로 구성된 시즌2가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후 우여곡절 끝에 재정비된 이 멤버들은 이전 시즌의 부진을 제대로 털어버렸다.
코미디에 잔뼈가 굵은 김준호가 프로그램의 중심축을 담당하며 매회 '레전드급' 명장면을 탄생시키고 있고 '1박2일'의 원년 멤버인 김종민과 지난 시즌2부터 함께 한 차태현 역시 노련하게 방송을 이끌고 있다.
예능에서 쉽게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영화 배우 김주혁은 '1박2일'에 고정 출연하면서 헐렁한 큰형의 모습으로 색다른 웃음을 뽑아내고 있고 '1박2일'의 신의 한 수라고 불리는 4차원 막내 정준영은 '바보인 듯 천재 같은' 독특한 캐릭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오른 예능감을 뽐내고 있는 데프콘까지 합세해 '1박2일'의 새로운 전성기의 한 페이지를 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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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게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야외 버라이어티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걸맞게 멤버들의 캐릭터 역시 게임을 보는 듯 하다. 시공간을 초월해 능력을 발휘한다는 식의 SF적인 게임 설정들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손발을 오그라들게 하는 멤버들의 '오글 별명'들도 충분이 용서가 된다.
물총 하나로 모든 멤버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유임스 본드' 유재석, 멍한 표정 뒤로 놀라운 실력을 감추고 있는 '에이스 미스멍' 송지효, 못하는 게임이 없는 진정한 사기 캐릭터 '능력자' 김종국, 억울해야 제 맛인 '배신기린' 이광수 등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유일한 여성 멤버인 송지효는 '무한도전'과 '1박2일'과 차별화되는 그림을 만들어 내는 '런닝맨'의 '신의 한 수'같은 존재다. 첫 방송부터 개리와 끝을 알 수 없는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가상 연예 버라이어티인 '우리 결혼했어요'를 능가하는 달달한 커플의 모습을 보여준다. 송지효는 유일한 여자 멤버로서 '핸디캡'을 받으려 하지 않고 남자 멤버들 보다 더 적극적으로 몸을 던지고 게임에 임하며 시청자의 무한 지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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