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주황색 비니 모자에 캐주얼 차림. MBC '그녀는 예뻤다' 마지막회에 등장한 모습과 똑같다. '똘기자' 김신혁이 TV 화면을 찢고 튀어나온 듯하다. 종영 다음날인 12일 서울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최시원은 극중 대사를 빌려와 "특별히 모스트스럽게 입어봤다"며 능청스럽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더니 직접 마이크를 들고 테이블을 옮겨다니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넉살과 위트도 '똘기자'스럽다.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그려낸 최시원의 연기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배우'라는 타이틀이 전혀 아깝지 않다.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데만 집중했다"는 최시원은 자신에 대한 호평을 작가와 감독, 그리고 연기호흡을 맞춘 황정음의 공으로 돌렸다. '겸손'은 똘기자와 어울리지 않지만, 제작진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최시원의 말에는 진심이 뚝뚝 묻어났다.
덥수룩한 수염은 최시원이 캐릭터의 반전을 위해 준비한 비장의 카드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세계적 소설가 텐이 바로 김신혁. 그가 말끔히 면도를 하고 정체를 드러내자 반전의 효과가 더 컸다. "수염이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데 드라마 캐릭터라서 시청자들이 이해해준 것 같아요. 드라마 시작 때부터 면도를 하는 마지막 컷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정체를 밝히는 순간, 사이다처럼 시원한 감흥을 주고 싶었거든요. 수염 관리 때문에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고맙죠."
|
MBC '무한도전'의 새 멤버 '식스맨' 최종후보에 올라 그만의 유쾌함을 마음껏 펼쳐내기도 했다. "'무한도전'에서 제가 한 일은 포춘쿠키를 보여드린 것밖에 없어요.(웃음)" 포춘쿠키는 최시원의 다소 민망한 사이클 복장을 비유하는 단어. 최시원의 넉살에 기자간담회 현장엔 웃음꽃이 만발했다.
유쾌한 그 모습 그대로 최시원은 19일 논산으로 간다. 국방의 의무가 그를 기다린다. "군대 2년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간이 됐으면 해요. 그래서 제대 후 30대가 됐을 땐 도전하고 싶었던 일들을 향해 진격할 생각입니다. 언제나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벌써 2년 후 계획이 준비돼 있다. 웹툰 '인터뷰' 판권을 구입해 미국에서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 제안받는 작품은 대부분 악당이거나 뚱뚱한, 왜곡된 동양인 캐릭터예요. 미국만 세계를 구하란 법이 있나요. 동양인 영웅처럼 틀을 깨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연말이면 한해의 감사한 일을 적어본다는 그는 "작년엔 33개 적었는데 올해엔 68가지를 적었다"고 했다. "연초엔 영화 프로모션을 하면서 할리우드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슈퍼주니어로서 스페셜 앨범을 내고 콘서트도 했죠. '무한도전'과 '그녀는 예뻤다'로 시청자들께 사랑도 받았고요. 많은 사랑을 받을수록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대 후에도 많은 분들께 위안과 웃음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딱 2년만 기다려주세요." suzak@sportschosun.com·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