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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최근 개인과 기업, 심지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국가의 광범위한 정보감시가 국제적 문제가 됨과 동시에, 영화의 소재로 다뤄지고 있어 화제다.
국가의 무차별 정보감시 실태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스노든 사건'. 2013년 부즈앨런해밀턴의 직원으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파견 근무하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정부가 '프리즘'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분별한 통신감청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스노든의 긴박했던 실제 폭로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낸 리얼리티 스릴러 '시티즌포(Citizenfour)'가 오는 19일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시티즌포'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감독인 로라 포이트라스에게 접촉한 시점부터, 홍콩의 한 호텔에 숨어 지내며 영국 가디언지의 기자에게 NSA의 통신감청 실태를 폭로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촬영했다. 때문에 '시티즌포'는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스릴러 영화보다 긴장감이 넘친다. 스노든이 정부의 수색과 언론의 취재를 피해가며 고발을 계속하는 과정과, 자신의 정체를 과감히 공개하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를 영리한 연출, 세련된 편집으로 담아낸 '시티즌포'는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 등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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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개봉한 스파이 무비의 대명사이자, 007시리즈의 24번째 작품 '007 스펙터(Spectre)'에서는 제임스 본드의 과거 이야기와 함께 사이버 첩보 활동이 갈등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전작 '007 스카이폴'이 제기한 '새 시대에 스파이가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정보 요원을 양성하는 영국 해외정보국(MI6)을 디지털 시대의 국가 통합 감시체제인 '나인 아이즈'로 대체하려는 변화를 그렸다.
영화에 등장하는 '나인 아이즈'는 스노든 폭로 문서를 통해 밝혀진 '파이브 아이즈' (미국, 영국 등 영미권 5개국 정보협력체)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국가간 공조 첩보활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테러조직과 연합해 무차별 정보수집을 감행하는 정부 권력에 맞서는 제임스 본드의 활약상잉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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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의 사이버 정보공유를 통한 첩보활동의 변화를 그린 '007 스펙터', NSA의 무차별 정보감시 실태를 고발한 '시티즌포'의 바톤을 이어받을 영화는 현재 촬영중인 '본 5(가제)'다. '원조 본' 맷 데이먼의 8년만의 시리즈 복귀로 더욱 주목 받는 '본 5'는 '스노든 사건' 이후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본 얼티메이텀(2007)' 이후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본 5'는 스노든 폭로 이후 부각된 시민의 권리와 국가 안보를 위한 스파이 활동에 관한 논쟁, 그리고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한 영화가 될 전망이다. 특히 맷 데이먼은 2013년 유투브를 통해 "그는 정부의 입장을 완전히 거스른, 믿기 어렵고 놀라운 행동을 실천했다. 시민의 자유와 국가의 안보를 바꿀 때는 정부와 시민이 함께 고민한 뒤 결정해야 한다"라며 스노든의 결정을 지지한 바 있다. 때문에 맷 데이먼이 주연은 물론 시나리오와 제작에도 참여한 '본 5'가 얼만큼 깊이 있는 이야기와 사실감 있는 액션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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