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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상대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는 협상 3.0 법칙 '협상의 신(최철규, 한경BP)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5-11-10 16:53


[새 책] 상대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는 협상 3.0 법칙 '협상의 신(최철규, 한경BP)


2013년 8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온라인 강의 'SERICEO'에서 '협상의 신'이라는 주제로 17개월간 진행된 강의 내용을 가감 없이 모아 엮었다. 당시 강의는 2001년 이후 진행된 SERICEO 경영 강의 중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을 정도로 비즈니스 리더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강의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협상'이라는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크게 두 가지의 내용을 다룬다. 하나는 '협상에 대한 재인식'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적인 협상 전략들'이다. 협상의 정의도 시대나 환경의 변화와 함께 발전해간다. 무조건 내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는 협상(협상 1.0)에서, 서로가 만족할 만한 이익을 나누는 협상(협상 2.0)으로, 그리고 이제는 협상이 지니고 있는 무한대의 숨은 가치(values)까지 찾아내는 협상(협상 3.0, 가치협상)으로 그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기업 간 협상이든 가정 내 협상이든, 대개의 협상은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다. 꾸준히 이어갈 인연들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찰나의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창출되는 다양한 가치들'이다. 연봉 3천 달러를 요구하는, 세상물정에 어두운 아인슈타인에게 1만 달러를 줌으로써 그를 평생교수로 기용할 수 있었던 프린스턴 대학의 플렉스너 원장이나, 남북전쟁에서 승리하고도 패장을 응징하기보다는 형제로 대우해줌으로써 국가적 통합의 밑거름을 마련한 북군의 그랜트 장군 등의 경우는 가치 협상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 책에는 이러한 숨은 가치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협상 전략들도 소개된다. '관점 전환', '히든 메이커 찾기', 'ADD 기법', '앵커링 효과' '배트나' 등은 성공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도구들이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간편하게 써먹을 수 있는 대화술로도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

이 책에는 '협상의 고수'로 거듭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대개 협상을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협상 경험'보다 중요한 게 '협상 원리'를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괴짜 물리학자인 파인만 교수를 노벨상 시상대에 세우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야 할까?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내어달라는 '포지션'에 집중했던 재단 측은 파인만 교수의 승낙을 얻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귀찮은 게 싫은 것'이라는 '니즈'를 간파한 부인은 '시상대에 서지 않으면 기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근거를 내세워 파인만 교수의 승낙을 얻어냈다. 이때 사용된 협상의 원리는 바로 '상대의 행동을 바꾸려면, 상대의 니즈를 파악하라'는 것이다.

이 책의 강점은 협상에 대한 원론적 내용을 수많은 예시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었던 협상 사례들의 뒷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이 매우 크다. 아울러 비즈니스 현장이나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다양하게 가정하여 제시하고 있어서, 독자들은 자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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