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상대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는 협상 3.0 법칙 '협상의 신(최철규, 한경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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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간 협상이든 가정 내 협상이든, 대개의 협상은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다. 꾸준히 이어갈 인연들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찰나의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창출되는 다양한 가치들'이다. 연봉 3천 달러를 요구하는, 세상물정에 어두운 아인슈타인에게 1만 달러를 줌으로써 그를 평생교수로 기용할 수 있었던 프린스턴 대학의 플렉스너 원장이나, 남북전쟁에서 승리하고도 패장을 응징하기보다는 형제로 대우해줌으로써 국가적 통합의 밑거름을 마련한 북군의 그랜트 장군 등의 경우는 가치 협상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 책에는 이러한 숨은 가치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협상 전략들도 소개된다. '관점 전환', '히든 메이커 찾기', 'ADD 기법', '앵커링 효과' '배트나' 등은 성공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도구들이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간편하게 써먹을 수 있는 대화술로도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
이 책에는 '협상의 고수'로 거듭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대개 협상을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협상 경험'보다 중요한 게 '협상 원리'를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괴짜 물리학자인 파인만 교수를 노벨상 시상대에 세우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야 할까?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내어달라는 '포지션'에 집중했던 재단 측은 파인만 교수의 승낙을 얻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귀찮은 게 싫은 것'이라는 '니즈'를 간파한 부인은 '시상대에 서지 않으면 기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근거를 내세워 파인만 교수의 승낙을 얻어냈다. 이때 사용된 협상의 원리는 바로 '상대의 행동을 바꾸려면, 상대의 니즈를 파악하라'는 것이다.
이 책의 강점은 협상에 대한 원론적 내용을 수많은 예시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었던 협상 사례들의 뒷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이 매우 크다. 아울러 비즈니스 현장이나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다양하게 가정하여 제시하고 있어서, 독자들은 자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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