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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 트렌드] "제주의 마법에 빠져 보세요." 자연친화적 펜션 프라이빗하우스 곰곰 오픈한 소설가 조헌용-홍희진 부부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5-11-08 14:48


◇프라이빗하우스 곰곰의 맏형 격인 '바람곰'. 왼쪽에 보이는 것이 현무암으로 만든 돌'집 카페다.

"제주도는 묘한 마법이 있어요. 사람들의 속내를 조금씩 허락하는, 그래서 어느 순간 진정한 나를 찾게 해주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섬이지요."

제주의 매력에 빠져 정착하는 이들이 요즘 많다. 소설가 조헌용씨(42)와 부인 홍희진씨도 그 중의 하나. 10년 전 신혼여행을 와서 제주의 '마술'에 걸린 뒤 오랜 준비끝에 숙원을 풀었다. 지난 8월 제주시에 프라이빗하우스 곰곰(http://jejugomgom.blog.me/)이라는 펜션을 드디어 오픈했다.

"언제부턴가 제주도가 그저 유행처럼 찾는 관광지가 되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제주도는 사진 몇 장 찍고 무작정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는, 뻔하디 뻔한 관광지가 아니에요. 제주도의 숨결을 느끼는 여행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어요."

부부의 소박한 꿈을 담은 프라이빗하우스 곰곰은 40평 규모의 '바람곰'과 35평 규모의 '모래곰' 2곳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곳 모두 오직 한 팀에게만 오롯이 집 전체를 내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곰곰의 맏형인 '바람곰'은 제주의 첫 얼굴이라 불리는 한경면 용수리에 자리잡았다.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키며 제주도 여행 바람을 이끌었던 영화 '건축학개론'의 첫 장면이 바로 이곳 용수리 해변도로에서 촬영됐다. 제주도를 찾은 젊은 남녀들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맨도롱 또Œf' 역시 제주 첫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다. "무분별한 개발의 우려 속에서 용수리야 말로 제주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진정한 제주의 얼굴이라 할 수 있어요."


◇북유럽풍의 감각에 제주의 정서를 담고 있는 돌담으로 경계를 만든 '모래곰'
'모래곰'은 제주 토박이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금능해수욕장에 있다. 금능해변을 두고 흔히 으뜸해변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곳은 제주도에서 손꼽히는 웨딩 촬영지다.

'바람곰'에는 손님들만을 위한 돌집 카페가 있다. 제주의 현무암으로 만들어 언뜻 투박해 보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세련된 이곳에서 손수 내려마시는 커피 한 잔은 그야말로 엄지를 번쩍 치켜들게 한다. '모래곰'은 북유럽풍의 감각에 제주의 정서를 담고 있는 돌담으로 슬며시 경계를 만들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라 젊은 층들에게 인기가 높다. '바람곰'이 시간이 멈춰버린 제주도를 즐기는 곳이라면, '모래곰'은 올망졸망 볼거리 놀거리가 많은 현대적 제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람곰' 앞에서 포즈를 취한 조헌용-홍희진 부부.
조헌용 홍희진 부부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마련했다.


첫째 웨딩 촬영 패키지다.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서울 등 대도시 웨딩 촬영비의 절반이 안되는 수준으로 숙박과 웨딩 촬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패키지를 제공한다. 부부가 결혼 10주년 기념 웨딩촬영을 한 뒤 기획한 아이디어다. 둘째는 '우연의 바다' 이벤트. 조헌용씨는 바다 낚시 경력 15년의 낚시꾼이기도 하다. 손님이 올 때마다 용수포구에 나가 낚싯대를 드리운다. 그때그때 잡은 고기를 즉석에서 회로 썰어 손님들에게 선사하는 이벤트가 바로 '우연의 바다'다. 날씨를 비롯해서 많은 변수가 있지만 곰곰을 찾은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이 이벤트다. '우연의 바다'를 즐기러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곰곰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는 조헌용씨는 요즘 젊은 후배 작가들에게 내어줄 창작실을 구상 중이다. 따로 숙박동을 지어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의 여유를 주려는 것. 창작실을 통해서 제주의 숨겨진 이야기가 발굴되고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부인 홍희진씨는 "사실 남편은 저보다 제주를 더 사랑해요.(웃음)"라며 "살다보니 그저 아름답기만 하던 제주가 사실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는 섬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창작실은 제주의 이야기들을 보듬고 싶어하는 남편의 꿈인 셈이에요"라고 활짝 웃었다. 부부의 꿈이 제주의 풍광속에서 영글어가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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