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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프리뷰] 미쳐서 미친 이들, 덕후…이젠 '능력자'라 불러다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9-28 19:33


사진=MBC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 어느 분야든 깊이 몰두해야 경지에 이룰 수 있다. 남다른 호기심과 끈기로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그야말로 미쳐서 미친 이들이 있다. 이른바 '덕후'들이다.

덕후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했다. 본래 만화나 게임 같은 분야의 광팬들을 지칭하던 용어였으나, 최근엔 좋아하는 취미를 깊게 파고들어 전문가에 가까운 능력을 갖게 된 이들을 의미한다.

MBC 파일럿 예능 '능력자들'은 이런 덕후들을 위한 무대다. 취미와 즐길거리가 사라진 척박한 시대, 덕후들의 지식 능력을 새롭게 발견해 시청자들의 지적 갈망을 해갈하고, 새로운 취미와 문화생활을 장려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음지에서 활약하던 덕후들이 양지로 나왔다. 독특한 발상과 흥미로운 주제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상상초월의 능력을 지닌 여러 덕후들이 출연한다. 명배우 오드라 헵번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오드리 헵번 덕후'는 세계 최초 오드리 헵번 카페 설립에 스카웃된 능력자로, 오드리 헵번의 가족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년차 국민예능 '무한도전'의 덕후는 무수한 지원자들 중에서 어렵게 선발됐다. 이 덕후는 '무한도전'의 모태가 된 '무모한 도전'의 1회 아이템 '황소와 인간의 줄다리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지된 화면만 보고도 몇 회차의 아이템인지 알아맞히는 능력을 선보여 '무한도전' 제작진까지 감동케 했다는 후문이다.

그밖에도 치킨의 튀겨진 생김새만으로 브랜드와 맛까지 모두 꿰고 있는 '치믈리에' 자격증 소유자 '치킨 덕후', 사극배우들의 얼굴만 봐도 어떤 드라마의 어떤 역할이었는지 술술 설명하는 '사극 덕후'가 출연해 각자의 능력을 뽐냈다.

오드리 헵번, 무한도전, 치킨, 사극 등 덕후들의 세계는 누군가의 눈엔 사소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자신에겐 특별한 취미생활이자 즐거움이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얼마나 큰 감동을 전하는지 덕후들이 몸소 증명한다. 예능에선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감흥을 기대하게 한다.

덕후는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 '덕심(心)'에서 비롯된 '덕질'로 '덕력(力)'을 쌓아야 덕후가 될 수 있다. '능력자들'은 덕후들을 능력자로 재정의했다. 기획의도는 일단 합격점이다. 웃음의 주제가 된 덕후들을 웃음거리가 아닌, 존중의 태도로 대한다면 시청자들과 기분 좋게 교감할 수 있을 것이다. '능력자들'은 29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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