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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영조가 된 송강호, 목소리-호흡-걸음까지 달라진 이유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9-15 09:30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오는 16일 개봉하는 '사도'(이준익 감독·타이거픽쳐스 제작)에서 영조 캐릭터를 맡은 배우 송강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해 '변호인'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명실공히 한국 대표배우 자리를 지켰던 송강호가 이번 '사도'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위력(?)을 과시할 것인지가 관심거리. 이번 작품에서 송강호는 영조라는 군왕보다는 철저하게 사도세자 이선의 아버지 이금의 모습을 강조했다.

이같은 선택은 누구나 알고 있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뒤주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송강호의 명연기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콘셉트이기도 하다. 송강호는 '사도'에서 외적인 변화는 물론, 40년의 세월 동안 겪게 되는 심리변화까지 세세하게 표현해낸 노력으로 완벽한 영조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영조는 조선시대 중흥기를 이끈 성군이지만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게 되는 아버지다. 송강호는 영조의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표현하기 위해 호흡, 목소리, 걸음걸이 하나하나 연구하며 영조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후궁 소생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진 영조의 인간적인 내면을 드러내며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영조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70대 영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한 여름 4시간에 걸친 특수분장은 물론, 영조만의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한 발성연습, 한 줄의 대사를 위한 수 백 번의 리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로인해 영조의 복합적인 내면과 심리가 드러나며 관객들에게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송강호는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밖에 없었던 영조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었다. 영조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실존인물이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연령대를 연기해야 했기에 연습이 필요했다. 70년의 세월 동안 그가 겪은 풍파가 목소리, 표정 하나에도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끊임없는 노력만이 영조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도'를 통해 송강호와 첫 호흡을 맞춘 이준익 감독은 "촬영 내내 송강호는 '영조' 그 자체로 살았다. 첫 촬영부터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영조'만의 목소리를 준비해오고, 하나의 대사를 수 십, 수 백 번 연습하는 모습은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긴장감이 느껴졌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도세자 역을 맡아 송강호와 부자 호흡을 맞춘 유아인은 "후배 배우로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상대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주변에 공기를 불어넣고, 수없이 연습을 거듭하는 모습에서 배우로서의 자세가 무엇인지 본받아야겠다고 느꼈다"며 그에게 존경을 표했다.

한국 대표 배우 자리를 이처럼 오랫동안 유지하는 비결, 그 캐릭터와 일체화되는 배우 송강호의 노력 때문이라는 것에는 영화관계자들의 이견이 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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