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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복면가왕' 가왕 절반이 아이돌…가면이 벗겨낸 '편견'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08-17 09:06


(위부터)EXID 솔지, 에이핑크 정은지, 멜로디데이 여은 <사진=MBC '일밤-복면가왕' 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복면가왕'이 또 한 명의 아이돌 가왕을 낳았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9대 가왕 '매운 맛을 보여주마 고추아가씨'(이하 고추아가씨)의 가면 방어전이 펼쳐졌다.

'네가 가라 하와이'(이하 하와이)가 결승에 올라 '고추아가씨'를 상대로 공격에 나섰다. 그 결과 하와이가 고추아가씨에 3표 차로 이기며 10대 가왕으로 등극했다. 가면을 벗은 고추아가씨의 정체는 그룹 멜로디데이의 여은이었다.

사실 여은은 물론 그녀가 속한 그룹 멜로디데이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 여은 또한 "멜로디데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복면가왕'을 통해 팀을 알리고 싶었다"며 "2012년부터 얼굴, 이름 없이 활동했는데 이번 기회로 멜로디데이를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출연을 통해 그룹과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알릴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복면가왕'에는 3번째 아이돌 가왕이 탄생했다. '복면가왕'은 앞서 파일럿 방송 당시 그룹 EXID의 솔지가 가왕에 오른바 있으며, 정규편성 이후 1, 2회 연속 가왕에 오른 '황금락카 두통썼네'가 그룹 에프엑스의 루나로 드러나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역대 6명의 가왕 중 절반이 아이돌 출신인 셈이다.

솔지와 루나 뿐 아니라 많은 아이돌이 '복면가왕'을 통해 저력을 입증해 왔다. 이날 방송에서도 비투비 손동운의 활약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손동운은 '나는야 바다의 왕자'라는 이름으로 출연해 준결승까지 올랐다. 그와 호흡했던 연예인 판정단들 조차 그의 정체를 맞히지 못했다.

손동운은 그간 예능 프로그램에서 톡톡 튀는 매력과 재치있는 말솜씨를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그에 비해 가창력에 대해서는 그룹내 다른 멤버들에 비해 조명받지 못했던 상황. '복면가왕'을 통해 이 같은 편견을 깨고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투비 육성재 역시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반전을 준 아이돌 출연자. 육성재는 비투비서 메인 보컬이 아니다. 최근엔 잘 생긴 외모를 바탕으로 연기에 도전,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노래 실력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육성재 역시 그의 정체를 몰랐을 때 뮤지컬 배우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가창력을 보였다


B1A4의 리드보컬 산들도 첫 번째 경연에서 결승전까지 진출,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배가 되는 가창력을 선보였다. "아이돌이기 때문에 받았던 편견들, 나를 감싸고 있던 키워드들, 이 가면이 나를 자유롭게 해줬다"며 노래만큼이나 후련한 소감 또한 화제가 됐다.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2AM의 창민은 연예인 판정단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내며 '죽음의 조'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박빙의 실력을 뽐냈고, '복면가왕'의 최고 명승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섹시 가수의 이미지가 강했던지나는 청아한 목소리와 풍부한 감성으로 감춰졌던 강점을 드러내기도 했다.'로맨틱 쌍다이아'로 출연한 틴탑의 천지는 매력적인 음색으로 주목 받았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한 미쓰에이 민은 가성을 활용한 감미로운 창법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아이돌들은 4연속 가왕자리를 지켰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김연우)를 긴장케 만들기도 했다.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로 출연했던 에피핑크 정은지는 결승에 올라 클레오파트라와 맞대결을 펼쳤다. 정은지의 경우 가창력을 입증받은 걸그룹 멤버 중 한 명이지만, 다양한 장르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다시금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내 칼을 받아라 낭만자객'으로 출연해 클레오파트라를 위협했던 스피카의 김보아 또한 독특한 음색과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로 주목받았다.

이처럼 '복면가왕'은 아이돌 재발견의 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선배 가수들과 듀엣이나 대결 무대는 계급장을 떼고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승부하는 '복면가왕'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무대다. 이는 대결의 기준점이 '다음 무대가 더 궁금한 가수가 누구냐'기 때문이다. 아이돌이나 이름있는 가수 누구라도 부담없이 출연할 수 있기에 가능한 무대다.

정체를 감추니 유명한 가수들 보다는 색다르고 신선한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조명을 받게 됐다. 그 중에서도 편견을 벗은 아이돌의 힘은 굉장하다. 역대 가왕의 절반이 아이돌 출신, 이는 대중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창법과 선배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가창력을 고루 갖춘 아이돌의 저력을 입증한다.

작곡가 김형석은 "아이돌은 만들어진 콘셉트로 보여지는 것이 본질이고, 때문에 노래 실력이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가면을 쓰면 자신의 아이돌로서 얻은 명성과 이미지는 사라지고, 자신의 진짜 목소리가 드러난다.

'복면가왕'을 통해 더 많은 아이돌들이 감춰졌던 색깔을 인정받고, 음악적 스펙트럼을 더욱 넓힐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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