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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모델 이영진의 패션인] 민준기, 런웨이의 반전 타이거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5-08-17 08:12


K-드라마, K-무비, K-팝에 이어 이제 전 세계가 K-패션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모델은 물론, 디자이너들의 팬덤이 형성되는 등 패션을 바라보는 시선은 들떠있다. 화려함만큼이나 치열함이 공존하고, 창의력만큼이나 지구력도 요하는 세상이 패션계다. 패션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스포츠조선은 톱모델 겸 배우 이영진과 마주 앉았다. 2015년 '떡국열차'를 시작으로 또 다른 자신을 내어놓는 것에 주저 없는 이영진이 그의 패션인을 더 넓은 세계로 초대하기로 마음먹었다. '톱모델 이영진의 패션인', 여덟 번째 주자는 반전과 역전의 힘을 가진 모델 민준기다.


톱모델 이영진이 만난 패션인, 모델 민준기와 이영진이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신사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민준기는 꽃미남들로 범람하고 그들의 팬덤으로 두둥실 부풀어 오른 모델계에 최근 떠오르는 새로운 얼굴이다. 민준기는 모델이 되고자 마음 먹었을 때 꽃미남과는 거리가 먼 얼굴 탓에 고민과 방황의 시간을 상당히 오래 거쳐야했다고 하지만, 그 강렬한 페이스는 민준기라는 존재를 독보적으로 돋보이게 만든다. 선배 모델 이영진은 컬렉션에 선 민준기의 얼굴을 보면 그 쇼의 다른 챕터가 열린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는 런웨이에서 남다른 존재다. 이 모든 것도 결국 타고난 외모 탓 아니냐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민준기의 아직 채 열리지 않은 인생 이야기를 엿들어보니, 그가 빛을 향해 걸어들어가기 전까지 무수한 시도와 실패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델 민준기. 신사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이영진(이하 이)- 모델 민준기가 데뷔한 지 2년이 지났네요. 그 중 밀란에서 네 시즌 동안 모델로 섰었죠. 민준기라는 모델은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왔어요. 뭐랄까요. 민준기가 무엇을 입어도 전투복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죠.

민준기(이하 민) : 원래는 축구를 했었어요. 길게 한 것은 아니었는데, 썩 잘 하는 편도 아니었죠.

이-그러고보니 얼굴은 호나우두 저리가라네요. 국가대표 얼굴이랄까요(웃음).

민 : 하하하. 골키퍼였어요. 그런데 축구를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실력이 안된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됐어요.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살면서 정말 열심히 한 일 중 하나가 축구였죠. 계속 되는 경쟁 속에 실력도 실력이지만 멘탈이 힘들었어요. 결국 대학 1학년까지 운동하다가 그만두게 됐죠.


이-인생에 전부였던 축구를 관둔 다음에는 무엇을 했나요?

민 : '나는 축구만 할거야'라며 살다가 스무살 어린 나이에 그렇게 되니 고민을 많이 했죠. 고등학교 때 부터 친구들로부터 '모델 해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었기에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발을 뻗었어요.



이-원래 옷을 좋아했나요?

민 : 전혀 좋아하지도 잘 알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친구들 권유를 떠올리며 패션 디자인학과에 입학했는데, 그러면서부터 점점 관심이 생겼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전략을 세운 것이 한국에서 일하면 경쟁력이 없을 것 같으니 중국으로 가자였어요. 여름방학 때 중국 상하이로 가서 현장실습을 해었죠. 그러다 다시 한국에 왔는데 아는 형 소개로 모델 에이전시 대표님을 만나게 됐어요. 당시에는 살도 지금보다 쪘기에 당장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고,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한 달 만에 6~7kg를 빼고 매일 운동하며 유지했어요. 헤어스타일도 조금씩 바꿔봤고요. 원래는 긴 머리였는데 그렇게 시도하다 지금의 일자 머리를 찾게 됐죠. 그러던 어느 날 '프로필 찍고 같이 일하자'는 이야기를 마침내 듣게 됐어요. 이듬 해인 2013년 데뷔하게 됐죠.


선후배 모델인 이영진(오른쪽)과 민준기. 신사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이-요즘 남자 모델 선호도를 보면요. 다들 김원중 이후의 뉴페이스를 찾는데, 거기에 딱 민준기라는 모델이 있는 것 같아요. 얼굴이 주는 임팩트가 있어요.

민 : 남자 모델 대부분이 예쁘고 멋있어요. 그래서 제 얼굴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죠. 하지만 동시에 '나 같은 사람은 없네'라는 생각은 했어요. 그런 부분을 생갭다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이-맞아요. 사실 오히려 그래서 경쟁력이 있었던 것인데, 막상 뛰어들어보기 전에는 고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저 역시도 '모델은 다 쌍꺼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데뷔했어요. 지금이야 '카리스마 있다'는 이야기도 듣지만, 당시에는 '음, 유니크하네' 정도였어요. 장윤주 송경아와 경쟁해야 했는데, 늘 오프닝이 장윤주 아니면 송경아였죠.

민 : 한국에서는 확실히 예쁜 친구들이 많아서 제가 '센 캐릭터'로 뭔가 포인트 같은 느낌으로 등장하는 것 같아요.

이-외국에서의 반응은 어떤가요?

민 : 외국에서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스톤 아일랜드 같은 뭔가 센 느낌의 브랜드에만 먹힐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초반에 다 그런 쇼에 서게 됐어요. 클래식한 느낌에는 안 어울릴 것이라고 저 스스로 생각했죠. 그러던 차 tod's 캐스팅을 갔어요. '되지도 않을텐데, 집에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런데도 '이상하네, 쓰지도 않을 건데 왜 좋아하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기대가 없었어요. 예상 밖에 결국 하게 됐어요. 아시아인은 딱 3명이었고, 그 외에는 흑인도 없고 백인의 프린스 차밍 느낌의 모델들만 있더라고요. '아, 이거 내가 해도 되는 건가' 싶었죠.

이-마지막 순간까지 불신을(웃음).

민 : 그런데 하고 나서는요. 뭐랄까. 어쩌면 이쪽에서 보는 눈은 다를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이-민준기가 좋은 모델이 되기 위해 지금 노력하고 있는 것은 뭘까요?

민 : 시도를 많이 해보고 있어요. 한국에서 일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특히 뉴욕을 생각 중이에요. 그 쪽을 베이스로 잡고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 노력 중이에요. 또 이미지도 바꿔야 할 것 같고요.

이-그래서 블로그를 하는 건가요? 귀여운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서?(웃음).

민 : 글 쓰는 것 좋아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하다보니까 그런 귀여운 표현들도 들어가더라고요. 요즘은 많이 못해요. 예전에는 거의 매일 했는데, 지금은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죠.

이-민준기에게 롤모델은 있나요?

민 : 모델로서도 있고 인생 전반에 롤 모델로 삼는 사람이 있어요. 남자 모델 중에는 한국에서는 활동을 하지 않는 나대혁 씨가 있고요. 인생 전반에서는 축구선수 이영표가 롤모델이에요. 두 분다 인성이 훌륭하시죠. 많이 보고 배워요.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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