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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오피스', '미생'보다는 '여고괴담' 직장인 버전?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8-17 16:40



[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오피스'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홍원찬 / 주연 고아성 박성웅 배성우 / 배급 리틀빅픽쳐스 / 개봉 2015년 8월 27일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던
'오피스'가 한국에서 베일을 벗었다. 공개된
'오피스'는 복잡한 우리 사회의 아픈 문제를 공포와 스릴러를 적절히 버무려낸 웰메이드 필름이었다. 칸이 왜
'오피스'에 관심을 가졌나도 알 수 있었다. 칸은 작품의 장르보다는 한국 사회의 갑과 을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 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메가폰을 잡은 홍원찬 감독은 "이 영화를 하게된 가장 큰 동기가 바로 이런 스릴러 장르에 사회 드라마적인 부분을 넣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라며 "보통 이런 장르영화에는 그런 부분들을 담기 쉽지 않다. 물론 조직과 개인에 대한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장르 영화에서도 이런 표현을 하고 싶어서 이런 소재를 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사회문제와 공포 장르를 버무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홍 감독은 갑을 문제를 과감하게 드러내면서 공포와 서스펜스를 놓치 않아 색다르다. 게다가 공포 영화 특유의 '클리셰'(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을 가리키는 용어)를 반발짝 넘어선 것도
'오피스'의 강점이다. 공포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인물이 고개를 돌릴 때 갑자기 나타나는 귀신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져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렇다고 슬래셔무비(끔찍한 살인마의 연쇄살인을 다룬 영화) 같은 부분은 딱 한장면이 등장할 뿐이다. 게다가 사무실 내 파티션이 마치 미로같이 느껴진다거나 책상 밑에서 나오는 서스펜스도 볼거리다. 때문에
'오피스'를 한 장르로 특정할 수는 없다. 한국 사회를 깊이 파고든 문제적 공포를 적절하게 잡아냈다는 평이 옳아 보인다. 홍 감독은 "우리 영화가 한창 촬영중일 때 '미생'이 화제를 모아서 거의 보지 못했다"며 "'미생'과 우리 영화가 비교가 많이 됐는데 사실 나는 '여고괴담'의 직장인 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연기 잘하는 배우 고아성은 '역시'라는 감탄사를 자아낸다. '괴물'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 연기를 선사했던 고아성은 '설국열차' '우아한 거짓말' '풍문으로 들었소'에 이어
'오피스'까지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차근차근 넓혀가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박성웅 배성우 류현경 김의성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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