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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나의 운명' 재즈가수 윤희정, 2015 럭셔리브랜드모델 시상식 대한민국공연문화예술 대상 수상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5-05-25 17:03


◇2015 럭셔리 브랜드 모델 시상식에서 공연문화예술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재즈 가수 윤희정.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재즈의 행복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포크송에서 출발해 가스펠을 부르던 가수 윤희정에게 어느날 '운명'이 찾아왔다. 바로 재즈였다.

"처음 듣는 순간 참 묘했어요. 어, 이게 무슨 음악이지? 뭐랄까, 음(音)이 아지랑이처럼 꼬물꼬물 퍼지는 느낌? 정확하게 도(Do)도 아니고 레(Re)도 아닌데 이상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었어요. 재즈와의 첫 만남이었죠."

한국 재즈계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윤희정이 27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리는 2015 럭셔리 브랜드 모델 시상식(주최 LBMA-STAR)에서 '대한민국 공연문화예술 대상'을 받는다. 재즈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를 늦게 나마 인정받는다.

서울 반포동 사무실에서 만난 윤희정에게서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다. 벽에 붙어 있는 수많은 공연 포스터, 책상에 겹겹이 쌓여있는 온갖 자료와 CD들.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별명인 '탱크' 답게 여전히 분주한 청춘같다.

"젊음의 비결이요? 그냥 음악하고, 재즈하고 살다보니 이렇게 됐어요. 재즈는 스릴이에요. 8소절 다음부터는 즉흥 연주죠. 저 친구는 과연 어떻게 부를까, 이 친구는 또 어떻게 소화할까, 그걸 기다리고 듣는 게 정말 흥분되고 행복해요. 몸에서 엔돌핀이 확확 돌죠. 그래서 젊은가 봐요.(웃음)"

1972년 '세노야'로 데뷔한 윤희정은 1990년대 초 한국 재즈계의 선구자인 이판근 선생을 만나 재즈를 배웠다. 10년 동안 꼬박 출퇴근했다. '판소리를 모르고 어떻게 재즈를 해?'라는 스승의 질타를 받고 우리 소리도 배웠고, 꽹과리와 마라카사 등 손악기도 10개나 칠 수 있게 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일반인들에게 재즈를 알리는 작업에 매진해왔다. 1997년부터 '윤희정 & 프렌즈'라는 타이틀로 정동극장과 문화일보홀에서 2011년까지 150회 무대를 가졌다. 250여 명의 정재계 인사와 송일국 신애라 박상원 이하늬 이은결 등 스타들이 그녀에게 재즈를 배워 무대에 섰다. 2013년부터는 재즈 교육 프로그램 '재즈 프렌즈 파티'와 매년 12월 '재즈 크리스마스'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20여 년전만해도 낯선 장르였던 재즈가 이제 생활 곳곳에 스며들기까지 윤희정의 노력이 밑거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즈는 자유의 음악이에요. 기본을 닦고 난 뒤에는 자기의 소리를 내야해요. 무조건 나의 재즈가 나와야 해요. 자신의 몸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에너지와 흥을 살리는 게 포인트죠. 그런데 그게 얼마나 어렵겠어요?"


재즈를 좋아하는 마음이 1번이고 그 다음은 재능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재즈를 보여주려면 그것을 뛰어넘는 무엇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유와 그리움의 음악이다. "어느 순간 '아, 이거 였구나'란 깨달음이 올 때가 있어요. 그래서 한동안 기분이 좀 좋지만 얼마 안 가서 또 느끼죠. '아, 아직 부족하다, 갈 길이 멀구나'. 마치 남녀가 서로 '밀당'을 하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재즈와 끝없는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게 재즈 가수의 숙명인 거죠."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그녀에게는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더많은 사람들에게 재즈를 전파하고 재즈의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 더욱 더 뛸 각오다. "가장 행복한 가수가 어떤 가수인지 알아요? 죽는 날까지 무대에 서는 가수에요. 사람들에게 '아, 윤희정 같은 가수가 있어 행복하다'는 말을 듣도록 더욱 노력해야죠."

최고, 1등을 뜻하는 '넘버 원'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을 지닌 '온리원(Only One)'이 되고 싶다는 재즈 가수 윤희정. 그녀의 삶이 곧 재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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