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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화제의 '백주부', 반짝 넘어 예능 대세가 되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5-13 05:58


사진제공=tvN

백종원에게 요리만큼이나 예능을 배우고 싶다. 음식도 먹음직스럽지만 방송도 참 맛깔스럽게 잘한다. 그러니 시청자들이 그를 방송천재, 예능대세라 부르는 것일 테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1인 방송 '백주부의 고급진 레시피'를 진행하고 있는 백종원은 요즘 가장 뜨거운 화제의 인물이다. 그가 만드는 쉽고 재미난 요리, 무엇보다 소탈한 인간미와 구수한 입담이 그가 호감을 사는 큰 이유다. 그의 매력은 인터넷 채팅방에 올라오는 실시간 반응에 즉각적으로 응대하는 모습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새 예능 프로그램 tvN '집밥 백선생'을 연출하는 고민구 PD도 '마이 리틀 텔레비전' 파일럿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백종원이 아내 소유진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진솔한 모습에 매료돼 그를 이 프로그램에 섭외했다.

백종원의 꾸밈없는 매력은 12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집밥 백선생' 제작발표회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취재진 사이에선 '진짜 방송천재 아니냐'는 농담 섞인 감탄사도 흘러 나왔다.

방송천재로 불리게 된 비결이 궁금했으나 그는 "뭔가 의도한 것이라면 천재겠지만, 나는 대세도 천재도 아니다"라고 한사코 손을 내저었다. 그저 "시청자들이 솔직한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면서 "예전에 출연한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선 말이나 행동이 조심스러웠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하기 때문에 솔직한 모습이 나오더라"고 했다. 또 "TV 방송에 앞서 인터넷 생방송이 먼저 진행되다 보니, 실수가 있더라도 편집되지 않고 방송에 다 나가더라"며 "깔끔하게 나왔다면 좀 더 멋있게 요리를 했을 것"이라고 웃음 지었다.

설탕을 듬뿍듬뿍 퍼넣는 모습 때문에 생긴 '슈가보이'라는 별명에는 좀 억울해했다.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만들기 때문에 설탕을 많이 넣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한번 따라서 만들어보면 생갭다 음식이 달지 않다"고 항변했다. 그가 구수한 사투리로 '빠다'라고 부르는 버터에 대해서도 "듬뿍 넣으라고 장난스럽게 말하지만 그렇게 먹으면 살찐다. 실제로는 적당히 넣고 있기 때문에 살이 안 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슈가보이'로 오해를 부른 대용량 요리를 하는 이유는 "한꺼번에 10인분, 20인분씩 요리를 많이 만들어야 음식 맛의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방송을 보고 따라했는데 맛이 없다는 항의 메일도 받았다"고 말해 폭소가 터져나왔다.

'집밥 백선생'은 요리 초보 김구라, 윤상, 손호준, 박정철이 요리 고수 백종원에게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요리와 동떨어져 보이는 김구라가 윤상을 구박할 정도로 출연진의 요리는 아직까지는 엉망진창이다. 하지만 스승 백종원은 예능감 충만한 요리 교습법으로 제자들을 이끈다. 백종원은 "김구라가 자신감에 넘쳐 있는데 내가 처음에 칭찬을 많이 해서 그렇다. 진짜 잘해서 칭찬한 게 아니다. 말썽쟁이에게 잘한다고 격려하는 것과 똑같다. 김구라와 윤상의 실력차이는 결코 크지 않다. 김구라가 촬영 준비하러 왔는데 음식에 관심 없다고 투덜대더라. 그래서 내가 저런 사람을 뭐하러 데려왔냐고 제작진에게 말하기도 했다. 요즘엔 나의 교습법이 통해서 요리를 잘하게 됐다"고 말해 출연진의 배꼽을 뺐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주부의 고급진 레시피와 '집밥 백선생'의 백주부 집밥 스쿨. 둘 다 시청한다면 조만간 시청자들도 요리 고수를 넘어서 백종원 같은 예능 고수가 될 수 있을 듯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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