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펠로우인 길들인 참새를 얻고 수도성 지역을 여기저기 활보하고 다녔다. 생갭다 조작도 어렵지 않고 활강을 적절히 잘 이용하니 지역이동에도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 npc의 지시대로 하카나스 직할령으로 이동했고 그 곳에서 처음으로 실제 필드 몬스터를 펠로우로 길들여봤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처음이어서 그런지 뿌듯했고(근데 미니게임이 좀 더 어려우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그 때부터는 필드에 보이는 짐승들은 죄다 펠로우로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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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이 마음에 들어 유심히 살펴보다 든 생각은, 이렇게 초반부터 위용 넘치는 펠로우를 얻게 되면 후반으로 갈수록 유저들의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기 마련인데 고급 컨텐츠의 구성에 있어서 외관의 심미성에 대한 상대적인 차이를 두기가 어려울 것 같아 보였다.
무조건 화려하고 커다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앞으로 추가될 지역, 던젼 등의 컨텐츠는 그 주제성을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 느껴졌다. 또, 고급 펠로우의 그 희소정도를 잘 조율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게임 내 경제의 불균형(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설명되는)과 상향평준화로 인한 몰개성이 우려가 되는 부분이었지만 나는 아직 그 여부를 면면히 볼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진 못한 듯 하여 일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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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던, 펠로우 정보창을 열어보니 어디에 활용될 수 있는지 모를 수치들이 많이 보였지만 이쯤되니 내가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퀘스트를 통해 설명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서 따로 알아보거나 하는 노력을 잘 들이지 않았다(그런 의미에서 퀘스트 로그가 있었다면 더 편리했을텐데).
진행하다보니 늑대인간이 나오는 퀘스트 지역에서는 로가슈와 같은 기운을 뿜어내는 '거친 그림자 펜리스'가 있었고 도감을 통해 길들이기 조건의 습득 단서를 알 수 있었으며 운이 좋은 건지 단 한 번의 사냥으로 조건 아이템을 얻어 펜리스를 길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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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감을 읽는 것은 제법 쏠쏠한 재미도 있었고, 또 세계관을 드러내고자 하는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그 효과가 톡톡해보였다. 이러한 문헌에서 발췌한 듯한 글귀들을 게임 전반에 인용하는 방식은 아마 디아블로3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싶었다. 비교적 보수적인 게임형태에 비할 때, 이토록 펠로우라는 핵심 컨텐츠가 가지고 있는 그 균형감은 게임을 하면 할수록 칭찬받아 마땅하다 생각이 들었다.
문득 탑승 전투와 관련해 의문이 들었다. 펠로우는 이제 이동간에는 항시 탑승을 하는데, 레벨이 올라갈때마다 추가되는 탑승스킬들은 도대체 언제쯤이나 쓸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일단 석궁과 창 같은 탑승 무기를 입수하는 경로를 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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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드는 뭔가 쌔한 느낌, 잘 살펴보니 펠로우의 기력이 바닥을 찍고 있었다. 그제서야 탑승스킬이 기력을 소모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그렇지,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아무 제약도 없이 탑승전투라는 개념을 만들었을 리가 없다. 이래야 성능의 차등도 둘 수 있고 특색을 설정하기도 좋을거고, 또 구태여 여러 펠로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가 하는 궁금증에도 해답이 되었다.
내가 보유한 펠로우 중에서는 맹공 성향의 펜리스 보다는 회복 성향의 로가슈가 최대 기력이 더 컸다. 본인은 탑승전투가 마음에 들었으니, 이를 계기로 큰 기력랑을 가진 펠로우를 수집해야겠다는 실리적인 계획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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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슬슬 몹이 젠 되는 지역에서 갑자기 맨 허공을 바라보고 전투를 하던 몹이 죽거나, 순간이동을 하는 유저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서버 동기화에 무슨 문제가 있나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사실 그 괴이한 현상의 정체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으니...(3편에 계속)
?이한밀 게임인사이트 객원기자(ginspre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