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다가오는 5월, 열번째 '사랑'이 찾아온다. 모토는 '그래도 사랑, 지금 사랑'이다.
29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휴먼다큐 사랑' 10주년 간담회를 가진 제작진은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희망 이야기가 힘든 삶에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방송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에서는 숨겨진 이웃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주로 소개했던 데 비해 올해는 유명인들의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 눈에 띈다. 안현수 편과 최진실 편을 연출한 이모현 PD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랑'은 일반인과 유명인을 가리지 않고 스펙트럼을 넓혀서 사연을 찾는다"며 "안현수나 신해철의 사랑 이야기는 늘 궁금해 섭외 1순위로 생각을 했지만 쉽게 촬영을 허락해줄 거라 생각 못했다"고 답했다. 안현수를 만나기 위해 직접 러시아까지 날아간 이모현 PD는 "안현수 선수가 자신의 굴곡진 선수 시절을 얘기하면 누군가에게 피해가갈까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아내와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과 '사랑'의 오랜 팬이었다는 이유로 섭외에 응했다"며 "10년 고생을 인정 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2011년 '진실이 엄마' 편의 후속 이야기를 이번 시즌에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에서 만난 가족들 중에 한 가족을 다시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예전에는 최진실 씨 어머니가 악플 때문에 칩거하듯 지냈지만 '사랑'이 방송된 후에 시청자들의 격려를 받고 아이들과 살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하시더라"며 "'사랑'에 대한 특별한 애정도 있지만 최진실-최진영 두 남매가 잊혀지는 것 같은 아쉬움에 출연을 결심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들이 요즘 사춘기인데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 계속 지켜보려 한다"며 "나중에 대학에 들어갈 때 즈음에 한번 더 다큐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해철의 가족들은 "신해철이 얼마나 따뜻하고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는지 전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신해철 편 연출을 맡은 김동희 PD는 "비극적인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경위만 세간의 관심을 받는 상황에 가족들이 마음 아파했다"며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가족들이 힘든 시기라서 조심스러웠지만, 좋은 추억이 될 거라며 가족들이 적극 도와주셨다"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휴먼다큐 사랑'은 지난 10년간 가슴 아픈 사연을 많이 만났다. 병마나 장애로 고통받은 사람들과 가슴 아픈 이별을 한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밀착해 촬영하면서 시청자 못지 않게 제작진도 가슴 아픈 순간이 많았다. 이모현 PD는 "출연자의 인생에 들어가다 보면 내가 그 일을 다 겪은 것처럼 학대받은 느낌이 들 때도 있고, 아픈 분들을 찍을 때는 혹시라도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걱정돼 잠을 못잔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다행히 이번 시즌에서 안현수-우나리 부부는 너무나 예쁜 커플이라 힐링을 받았다"고 말했다.
'휴먼다큐 사랑' 10년간 이어진 원동력에 대해 제작진은 '사랑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진부하지만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고 "누군가의 인생을 대리체험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시청자들이 있어서 또 다른 10년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현 PD는 "이런 다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어떻게 보면 제작방식 자체가 인권침해일 수도 있다. 개인의 삶에 깊이 들어가 장시간 찍는 다큐가 없다. 서양에선 불가능하고 동양권에선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시즌을 총괄한 김진만 CP는 "다큐의 힘이 줄었지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처럼 사랑받는 다큐로 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무한도전'처럼 우리도 10주년이 됐는데 20주년까지 갈 수 있도록 관심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