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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韓영화 외면 '위기다 VS 괜찮다' 실체적 문제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4-21 12:09



제 68회 칸국제 영화제(이하 칸영화제)의 경쟁부문에 한국 영화가 한 편도 진출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마돈나' '오피스' '무뢰한' 그리고 '차이나타운'의 비경쟁부문 진출에 만족해야할 상황이다. 3년 동안 한국 영화는 영화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한국영화의 위기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위기다" VS "괜찮다"

위기론은 2004년 이후 3년 연속 경쟁부문 진출 실패가 처음이라 더욱 심각하게 비춰진다. 한국의 영화시장은 포화에 가깝다. 어찌됐든 해외로 시장을 넓혀가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영화제인 칸영화제는 그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줄 곳이다. 베를린 베니스까지 세계 3대 영화제라고는 하지만 대중성이 가장 큰 곳이 칸이라는 것은 이견이 없다. 이런 시상식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는 힘들어진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가 '기우'라는 목소리도 있다. 칸영화제도 그저 일반 해외영화제와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매년 칸영화제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영화들을 고르기 때문에 수상 자체가 의미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칸영화제는 어떤 해에는 사회비판적인 작품을 고르고 또 어떤 해에는 노출이 심한 작품 위주로 선택하는 등 특정 콘셉트 몰아주기의 경향이 강한 편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면 경쟁부문 진출이 수월하지만 그 자체가 한국 영화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韓시장 문제, 간과안돼

이 가운데 영화제 진출을 차치하고서라도 편협해진 우리 영화시장에 대한 비판은 무시할 수 없다. 대기업 위주의 영화시장이 되면서 소규모 다양성 영화가 아니면 흥행을 노린 상업영화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니 칸영화제가 선택할만한 작품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게다가 새 얼굴이 없다는 것도 충무로의 고민이다. 칸영화제는 비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경력을 쌓은 감독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경쟁부문에 진출했던 감독도 대부분 상업영화로 돌아서기 때문에 경쟁부문 진출이 요원해진다.

한 영화 관계자는 "우리 영화계의 편협성이 이같은 문제들을 만든 것 같아 안타깝다. 영화계에 '끼리끼리'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신인들의 성장이 가로막혀 있어 색다른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봉쇄돼 있기도 하다. 좀 더 넓은 시선으로 신인감독들의 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순환선'으로 칸영화제 카날플뤼스상, '명왕성'으로 베를린영화제 수정곰상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신수원 감독이 다시 '마돈나'로 '주목할만한 시선'에 진출한 것은 정말 주목해볼만 하다. '황해'와 '내가 살인범이다'의 각색을 맡아 스릴러에 남다른 감각을 선보인 홍원찬 감독의 '오피스'가 '심야상영' 부문에,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시나리오를 쓴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이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것도 고무적이다. 신인감독 한준희의 '차이나타운'이 '비평가주간'으로 간 것도 박수칠만 하다. 그리고 영화관계자들을 말한다. '언제까지 이창동 임상수 박찬욱만 바라보고 있을텐가.'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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