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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로코퀸'이 돌아온다.
두번째 고비는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이다. '파리의 연인'과 '가문의 영광' 이후 김정은에게는 '로코퀸' 혹은 '코믹 연기 여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후 '한반도'를 비롯해 진지한 연기에도 도전했지만 결과물이 좋진 않았다. 그나마 '시청률 흥행 보증수표'라는 타이틀이 있긴 했지만 이마저도 하락세다. 그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가 연기하는 정덕인은 복잡한 캐릭터다. 학교 앞 밥집 아주머니 특유의 넉살과 억척스러움을 코믹하게 풀어내야 하고, 전직 강력반 여형사 출신 다운 액션 연기도 필요하다. 또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가슴 울리는 내면 연기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펼쳐내야 한다. 그동안 억지스러운 표정 연기와 오버 액션으로 지적받았던 이력을 생각한다면, 김정은에게 있어 이번 캐릭터는 일종의 모험인 셈이다. 위기를 느낀 것일까. 스스로도 변화의 노력을 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 서울의 액션스쿨에서 수준급 액션을 배웠고 전매 특허인 코믹 연기에도 힘을 실었다. 다만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잘 있다"며 오열하는 모습 등 진지한 연기에 있어서는 아직 아쉬움이 느껴진다. 김정은은 "액션과 요리도 힘들었지만 (출연료가) 입금되면 (뭐든지) 한다"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낸 뒤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연기하면서 답을 찾고 있다. 실제로 아이는 없지만 또래 여자들이 겪는 경험 중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게 가장 값진 일이라 생각했기에 부러워했다. 엄마 마음을 연기해본다는 게 의미있는 것 같다. 행복하게, 하지만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자를 울려'는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재벌가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용서를 그린 작품이다. 김정은 송창의 하희라 이태란 오대규 박상현(천둥) 등이 출연하며 18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