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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다중인격 캐릭터가 떠나고, 매력적인 뱀파이어들이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현재 방영 중인 KBS2 월화극 '블러드'를 비롯해 향후 방송을 앞둔 여러 신작 드라마들이 뱀파이어와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밤을 걷는 선비'는 서양의 흡혈귀인 뱀파이어를 조선시대 배경의 사극 장르와 조합했다.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이다. 이질적인 두 요소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뱀파이어가 한국적 정서에 맞게 어떻게 변형됐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 드라마는 기획 단계부터 만화 원작 팬들 사이에서 가상 캐스팅이 활발했을 만큼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인공 김성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뱀파이어 캐릭터가 대중에게 친숙하게, 또한 대단히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하나의 방증이다.
또한 뱀파이어 드라마가 스릴러나 공포물이 아닌 로맨스물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뱀파이어는 늙지도 죽지도 않으며 무시무시한 힘과 카리스마를 지닌 초월적 존재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섹시하고 순애보적인 이미지로 인식돼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김수현이 연기한 외계인 도민준 캐릭터처럼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완벽한 남자 주인공 캐릭터로 손색이 없다. 이 드라마 관계자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은 과거 멜로물에서 흔히 등장하는 재벌남자와 신데렐라의 공식을 비튼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뱀파이어 드라마의 잇따른 등장은 한국 드라마의 멜로 장르가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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