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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한국 영화시장, 女女커플이 살릴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3-13 08:09




한국영화시장에 보릿고개가 길어지고 있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의 공세에 밀린 한국 영화들은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이다. '헬머니'는 개봉 6일차까지 30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고 '순수의 시대'는 40만에 그쳤다. 개봉한지 한달이나 된 '킹스맨'이 지금까지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한국 영화에게는 별로 좋은 징조가 아니다.

이같이 한국영화에 불리한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바로 여배우들의 활약이다. 오는 4월 개봉 예정인 '차이나타운'과 '장수상회'는 눈에 띄는 여여 커플의 활약이 기대되는 작품들이다.

우선 '차이나타운'은 한국 대표여배우 김혜수와 가장 돋보이는 신인 김고은이 호흡을 맞춰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영화다. 극중 김혜수는 냉혹하고 비정한 세상 차이나타운의 실질적 지배자인 엄마 역을 맡았다. 김고은은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지고 차이나타운에서 길러진 아이 '일영'으로 분했다.

이들의 호흡이 관심을 모으는 있는 이들이 전혀 색다른 변신을 시도하며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김혜수는 이 캐릭터를 위해 여배우로서는 결코 쉽지 않았을 특수 분장으로 두둑한 뱃살을 만들고 거친 머릿결과 피부를 연출하는 등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엄마 역을 표현하기 위해 이같은 분장을 자청해 눈길을 끌었다. 김고은 역시 시크한 일영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단발머리를 숏커트로 바짝 자르고 중성적인 콘셉트의 의상을 선택했다. 여기다 오랜만에 여여커플을 전면에 내세운 느와르 물이기 때문에 이들의 호흡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그런가 하면 강제규 감독의 첫 로맨스물 '장수상회'도 여여커플이 있다. '장수상회'에서 윤여정은 꽃집여인 금님 역을, 한지민은 금님의 딸 민정 역을 맡아 색다른 모녀 호흡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앞집에 사는 까칠한 성칠(박근형)과 뒤늦게 연애를 시작한 엄마 금님을 보며 낯설어하는 민정은 현실적인 모습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 특히 성칠의 문자를 받고 웃음을 숨길 수 없는 금님 윤여정을 바라보며 "정신차려, 금님씨"라고 얘기하는 민정 한지민의 모습은 모녀지만 때로는 친구 같은 친근한 케미스트리로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한지민은 윤여정과 호흡에 대해 "평소 존경하는 배우로 윤여정 선생님을 꼽았을 정도로 선생님과 꼭 한 번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현장에서 윤여정 선생님이 연기하시는 모습 자체가 큰 공부가 되었던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실 '장수상회'는 박근형과 윤여정의 노년 로맨스물이다. 하지만 이같은 에피소드들에서 나타나는 윤여정과 한지민의 '케미' 역시 이 영화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영화관계자는 "여배우가 출연할만한 영화가 없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는 예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이 여여커플이 제대로된 활약을 펼쳐준다면 한국영화의 재도약과 함께 여배우들을 위한 영화도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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