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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가인은 왜 파격을 멈추지 않을까? '19금'이 낯설지 않은 가인의 속내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5-03-10 08:38


가인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가인은 오는 12일 발표하는 네번째 미니앨범 '하와'를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사진제공=미스틱89

"걱정이 굉장히 많다!"

앨범을 출시하기도 전부터 가인의 걱정이 '한 다발'이다. 타이틀곡 '파라다이스 로스트'의 안무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지상파 음악방송에서는 보여주지 못할 상황이고, 더블 타이틀곡 '애플'은 방송 심의에서 이미 '19금' 판정을 받았다. 뮤직비디오 역시 "공개가 되고 나면 나쁜 말들이 많을 것 같다"고 스스로 인정할 정도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인 가인이 솔로 앨범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발표한 '피어나' 뮤직비디오는 아찔한 베드신 장면으로 '19금 판정'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욕을 제목으로 뽑은 'Fxxk U'가 뮤직비디오 19금 판정에 이어 방송 부적합 판정까지 받아야 했다.

'19금 전문'이란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파격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는 가인이 오는 12일 발표하는 네번째 미니앨범 '하와(Hawwah)'에서는 더 큰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9일 서울 영등포구 CGV영등포에서 음감회를 연 가인에게 앨범 발매를 앞둔 속내를 들어봤다.


콘셉트 자체가 논란의 출발점

논란의 출발점은 앨범의 콘셉트인 '하와'. 하와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로 만든 인류 최초의 여자로, 사탄(뱀)의 유혹으로 신이 금지한 선악과를 깨물어 인류 최초의 죄를 범하게 되는 인물이다.

가인은 "나는 무교인데 그동안은 하와에 대해 정확히 알려고 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콘셉트가 무겁다기보다는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앨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부를 해보니 드라마틱한 내용이더라. 그 중 뱀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사악하지만 눈에 띄었고, 이를 안무로 무대에서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의 특징 중 하나는 '하와'라는 테마 아래 6곡의 가사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최초로 '리릭(가사) 프로듀서'를 두었다는 것. 리릭 프로듀서인 작사가 김이나 씨는 "'하와'라는 콘셉트 자체가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저 가인에게 잘 맞는 옷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첫번째 타이틀곡 '파라다이스 로스트'는 가인의 1집 때부터 타이틀곡을 만든 이민수-김이나 콤비가 다시 의기투합해 만든 곡이다. 이어 더블 타이틀곡 '애플'은 히트메이커 박근태 작곡가의 곡으로, 누구나 한 번쯤 느낄 수 있는 '금단의 사과'에 대한 욕망을 귀엽게 표현했다.


젓가락 몸매 가인은 잊어라!

'애플'은 랩퍼 박재범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발표도 되기 전에 '19금' 판정을 받아 사실상 방송에서 부를 수 없게 된 상황. 가인은 "처음 곡을 받았을 때부터 아슬아슬하다는 느낌은 있었다. 그래도 잘 표현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심의를 통과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처음에는 '왜지?'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는데, 야하게 듣자면 굉장힌 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 '애플'은 뮤직비디오가 볼거리다. 그동안 가느다란 몸매의 대명사 였던 가인이 과장을 조금 더해 팝스타 비욘세를 연상시킬 만큼 허벅지와 힙을 키운 것. 가인은 몸을 만들기 위해 무려 3개월간 하체 운동에만 집중해야 했다.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힙을 따라다니며 카메라 앵글을 찍는데 너무 빈약하면 곤란하다고 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하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 시사회에 갔다가 살이 너무 쪘다는 기사가 나서 굉장히 의기 소침해 지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운동을 계속해 지금의 몸매가 만들어졌다."

'파라다이스 로스트' 뮤직비디오 역시 가인의 과감한 노출과 남성 백댄서들의 올누드 장면 등으로 공개 즉시 논란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태국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는 가인은 "남자 누드 모델들과 촬영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기대가 컸는데 막상 진행해 보니 기가 눌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라며 "모두 나체로 돌아다녀 현장의 여자 스태프들은 어쩔 줄 몰라 했는데, 정작 나를 앞에 앉혀두고 모델들이 뒤에서 촬영해 나만 그들을 못봐 나중에는 아쉽기도 하더라"라며 웃어보였다.


선정적 안무? 내가 고집 부렸다!

'파라다이스 로스트' 안무는 파격적이다. 가인은 마치 한 마리의 뱀이 된 듯 무대 바닥을 요염하면서도 때로는 빠르게 기어 다닌다. 몸에 착 달라붙는 타이즈 의상에 섹시한 동작들이 연거푸 쏟아지는 안무는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지상파에서 보여주지 못하게 됐다.

사실 이번 안무는 얼핏 봐도 모든 연령층이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그럼에도 가인은 왜 모험을 감행한 것일까?

"몸으로 노래의 콘셉트를 표현하고 싶어서 바닥을 기는 등 난해한 안무가 나온 것 같다. 이를 위해 두달 가까지 현대무용 강습을 받기도 했다. 사실 안무를 만들며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바꾸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처음 생각한게 맞다고 판단돼 그대로 고집을 부렸다."

그렇다고 타이틀곡을 지상파에서 부르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 결국 가인은 오는 12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만 원래의 안무를 선보인 뒤 이후 지상파 방송에서는 수정 버전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음반을 출시할때 마다 논란의 중심에 서는게 피곤할 법도 하지만 가인은 오히려 사명감 같은 것을 느끼는 듯했다. "지난 10년간 활동하며 안해본 콘셉트가 없는 거 같다. 그래서 새로운 콘셉트를 정하는게 너무 어렵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음악을 할때 선택할 수 있는 콘셉트의 폭이 좁다. 그러다보니 후배 걸그룹들이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비슷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어느덧 초월한 듯한 태도를 보여줬다. 가인은 "사실 지금은 (논란에 대해) 약간 내려놓은 상태다. 그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번에도 분명 노출에 대한 논란이 일겠지만 동시에 다른 부분들도 봐 주셨으면 좋겠다. 또 가인이 열심히 준비했고, 춤도 많이 늘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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