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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1박2일', 위기의 바람 3가지 "돌파구는?"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3-04 05:47


사진제공=KBS

바람이 분다.

잘 나가던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이 장애물에 가로막혔다. '1박2일'은 시즌3 시작 이후 "시즌1의 재미를 찾았다"는 호평 속에 승승장구 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 SBS '런닝맨'이 주춤한 사이 시청률 꼴찌에서 벗어나더니 이내 평균 시청률 11~15%로 안정권에 돌입했다. 2014년 하반기 절친노트 특집을 기점으로 4개월 동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시청률은 좋다. 1일 방송된 '1박2일'은 14.4%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보다 1.2%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동시간대 1위 기록이다. 그런데 어쩐지 시청자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시청자 게시판과 관련 기사가 악성 댓글로 도배되고 있고, 네티즌 반응도 이전보다 냉랭하다. 이유가 뭘까.


진짜사나이 여군
예상 밖 선전, '진짜사나이'

'1박2일'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던 그 시점, '진짜사나이'가 반란을 일으켰다. 여군특집 2기가 시청률 1위 자리를 탈환한 것. '일밤' 1부 코너인 '애니멀즈'가 한자리 수 시청률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어 막판 뒷심을 발휘하진 못했지만 '진짜사나이'에 분위기 반전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진짜사나이'는 시즌2를 출격시킨다. 시즌2에서는 머리스타일까지 정리하며 보다 리얼한 군 생활을 보여줄 계획인 만큼 원년 팬들의 기대도 높다. '1박2일'이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나영석PD의 그림자

지금 시즌의 인기를 만들어낸 것은 유호진PD다.

시즌2의 경우 시작부터 끝까지 게임만 하다 결국 시청률이 하락하자 게스트 끌어오기로 인기를 잃었다. 하지만 유호진PD는 영리하게도 '1박2일'의 메인 포맷인 게임과 복불복은 그대로 가져오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출연진들끼리 골려먹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시즌1의 원 맛을 살려낸 것. 그러나 여전히 팬들은 나영석PD의 이름을 떠올린다. 아직까지 시즌3에서 독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벌칙을 수행해야 할 멤버들이 진상을 부리면 유PD는 멤버들의 의견을 수렴, 형량을 줄여주는 식이다. 이에 출연진의 파워가 세졌고 이제는 제작진과 줄다리기를 하며 유PD가 당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갑-을 서열이 뒤바뀐 아이러니에서 오는 유쾌함은 시즌3만의 웃음포인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팬들은 가끔 나PD의 독한 예능이 그립다. 나PD는 아무리 멤버들이 항의와 애원을 해도 "땡", "안됩니다"라는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마음 내키면 딱 한명만 구조해주는 식의 극한 연출로 웃음을 뽑아냈다.

물론 연출자마다 고유의 연출 스타일이 있고, 시청자도 이를 존중해줘야 한다. 하지만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나만 아니면 돼"라는 '1박2일'의 정신이 살아있을 때 시청자는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멤버들에게서 웃음을 뽑아낼 수 있는 게 제작진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유PD도 가끔은 독해져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직격탄, 김준호 논란

그동안 안전 논란, 기자특집의 갑질논란과 반말논란, 가학적 묘사 권고조치 등 각종 논란이 '1박2일'을 공격했다. 하지만 철옹성처럼 버텨냈던 '1박2일'에 직격탄이 날아왔다. 바로 김준호로 비롯된 진정성 논란이다. 김준호가 공동 대표를 맡았던 코코엔터테인먼트(이하 코코) 폐업 사태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에도 피해가 가기 시작했다. 김준호는 이번 폐업 사태의 원 책임자는 코코의 공금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도주한 공동대표 김 모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준호가 코코 폐업에 동참했다는 주장과 함께 탈세 의혹까지 제기됐고, 김준호의 '제이(J)'와 김대희의 '디(D)'를 딴 JD브로스가 설립 등기를 마치면서 일부 시청자의 마음도 돌아섰다. "김준호가 그동안 거짓말을 해온 게 아닌가"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달 18일 방송된 최면 치료 장면에서 김준호가 "마음속에 어떤 사람에 대한 분노가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까지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김준호는 직접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제작진 역시 "최면 치료를 받는 장면이 조작된 건 아니다. 김준호의 출연 문제도 고민할 단계가 아니다. 결론나지 않은 문제를 확산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끊임없이 김준호 하차 요구를 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분명 '1박2일'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갑질논란'이 '갑질뉴스'로 한번에 잠들었던 것처럼 때로는 묵묵부답이 아닌, 정면돌파가 답일 수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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