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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이 적성에 꼭 맞는 일을 찾은 것 같다. '연기하는' 화영은 그 누구보다 생기 넘친다. 탄성 좋은 탱탱볼 같다. "요즘 얼굴 좋아졌다는 얘기 진짜 많이 들었어요. 어떤 분은 성형 수술 했냐고 농담도 하시던걸요." 꺄르르 웃음 소리도 생기 발랄하다.
또 하나, 파트너 복도 있다. 이승기가 화영의 연기에 많은 도움을 줬다. "상대역이 이승기 오빠라는 얘기를 듣고 처음엔 엄청 떨었어요. 저에게 한참 선배라서요. 그런데 막상 함께 어울려보니 그냥 동네 오빠 같이 수더분하시더라구요. 과감한 스킨십 연기도 오빠가 부담을 덜어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몸매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과 용기를 많이 얻었고요. 연기를 이제 막 시작한 저까지 챙기는 게 힘들었을 텐데…. 승기 오빠는 저에게 너무나 고마운 분이에요."
화영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일기를 썼다. 화영이 아닌 '희진'의 일기.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서 궁리한 방법이다. "조연이라 촬영 분량이 많지 않으니까 1~2주에 한두 번씩 촬영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감정을 꾸준하게 이어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감독님께 조언을 구했더니 이 방법을 제안해 주셨어요. 주연 캐릭터들이 이러저러한 상황을 겪고 있을 때 희진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상상하면서 글을 썼어요. 가끔씩 이승기 오빠 이름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면서 감정을 잊지 않으려 했고요. 실제로 캐릭터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앞으로도 이 방법을 활용할 생각이에요."
평소엔 쌍둥이 언니 효영과 관찰 수업을 한다. 카페에서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보고 익혀두면서 연기의 자양분을 쌓는다. 영화도 많이 본다. 두 사람 모두 가수로 데뷔해 지금은 연기를 하고 있다. "가수 생활을 했던 것이 연기에 도움이 돼요. 카메라에도 익숙해졌고, 힘든 일에도 비교적 강인한 편이에요. 체력적인 면도 그렇고요. 특히나 기싸움에서는 절대로 안 져요. 웬만해서는 배우들한테도 밀리지 않죠. 가수 세계가 워낙 치열하잖아요."
발랄하고 명랑한 화영의 모습 이면에서 뜻밖의 뚝심과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무조건 열심히 배우고 현장 경험을 쌓을 생각"이란다. 그래서 "언젠가는 호소력 있는 배우로 비춰지고 싶다"고 한다. 또 하나의 바람을 덧붙이자면, 학창 시절 서로 몰래 반을 바꿔 앉아 있어도 아무도 몰라볼 만큼 꼭 닮은 효영 언니와 함께 호러물이나 범죄물에 출연해보고 싶단다. "그 어떤 영화보다 디테일하고 자연스러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러기 위해서 류화영이란 이름으로 관객과 시청자를 자주 만나려 한다. "제가 영화에 나오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영화를 보신 후에 '오늘의 연애 그 여자'로 검색을 하시더라고요. 앞으로는 '오늘의 연애 류화영'으로 검색해 주세요." 티아라 화영이 아닌 연기자 류화영의 마지막 당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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