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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9년생 양띠 예능인 장동민, 2015년 '예능대세' 굳힌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1-01 11:19


사진제공=코엔스타즈

2014년은 장동민의 해였다. 종횡무진 방송가를 누볐다. 때론 메인 MC로, 때론 게스트로, 곳곳에서 촌철살인 '버럭개그'를 선사해 사람들을 웃겼다.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들은 어김없이 장동민을 찾았다. KBS2 '나는 남자다', SBS '에코빌리지-즐거운 家', JTBC '속사정 쌀롱', KBS W '나르는 쇼퍼맨' 등. 그뿐만 아니다. 매일 오후 2시 KBS 라디오 '장동민 조정치의 두시'를 진행했고, tvN '코미디 빅리그' 무대에도 꾸준히 올랐다. 그의 스케줄표는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장동민은 그야말로 대세다. 2015년 청양의 해. 1979년생 양띠인 장동민은 본격적으로 '대세 굳히기'에 들어간다. 거침없는 상승세. 데뷔 10여년만에 맞이한, 조금은 뒤늦은 전성기다. 그래도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한다. "새해가 오고 마침 양의 해라고는 하지만 제 인생은 바뀌지 않아요. 이 모습 그대로 살 겁니다. 시청자들도 그런 제 모습을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이 화내고 더 많이 욕하겠습니다." 장동민다운 새해 다짐이다.

2014년 장동민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했다. 심리·두뇌게임을 다룬 리얼리티 프로그램 tvN '더 지니어스: 블랙 가넷'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순박한 얼굴로 성질 부리던, 그래서 약간은 얄미운 캐릭터이던 그가 뛰어난 전략가로 탈바꿈하면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변호사, 한의사, 명문대 학생, 수학강사, 프로 포커플레이어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의 두뇌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그의 이름 앞에 '갓(god)동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처음 섭외가 왔을 때 모두가 저를 말렸어요. 인간 본연의 모습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라고요. 배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욕을 먹을 거라고도 하더군요.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었어요. 저는 그동안 살면서 배신은 당해봤지만 제가 먼저 배신한 적은 없어요. 내가 살아온 인생을 걸고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제 인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결과적으로 배신 한번 하지 않고 우승을 했습니다."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에서 함께 게임을 한 사람을 끝까지 챙기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부분보다는 전체를 보는 안목, 과감한 결단력, 판세를 읽는 능력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장동민의 새로운 모습이다. "워낙에 게임을 좋아하고 승부욕이 강해요. 순간 집중력과 기억력도 좋은 편이죠. 그래서 게임의 룰을 누구보다 빨리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PC방 사업도 하고 있는 거겠죠."

장동민의 승부사 기질은 좀 남다른 데가 있다. 누가 봐도 전력상 약체인 이들과 한편이 되어 역전을 노린다. "강자들끼리 모여 약자를 상대로 이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게 그의 얘기다. '더 지니어스'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도 죽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더 강해졌다고 한다.

"누군가가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제가 힘든 게 나아요. 그게 제 운명이에요. 나는 책임을 져야 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주변 사람들을 보살피면서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죠."

실제로 장동민은 부모님과 누나, 조카들, 후배, 매니저까지 11명과 함께 한집에서 산다. 자선사업가도 아닌데 왜 그렇게 사냐는 걱정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장동민에게 그런 쓸데없는 참견은 '노 땡큐'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라고들 하는데 예전에 충분히 그렇게 살아봤어요. 패기 넘치게, 물불 안 가리고, 제 멋대로, 심지어 '싸가지'도 없었죠.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이제는 잘 압니다. 혼자서만 잘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어떻게 보면 제가 가족을 돌볼 능력이 되니까, 이렇게 사는 겁니다."

스스로 '멘탈 갑'이라고 말하는 장동민. 거침없는 그답게 새로운 의욕으로 주먹을 불끈 쥔다. "2014년은 정말 잊지 못할 뜻깊은 한해였어요. 특히 연말에 좋은 결과들을 얻어서 충전이 많이 됐어요. 내 인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것만으로도 큰 수확입니다. 2015년에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강연을 해보고 싶어요. 제 인생을 들려주면서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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