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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되어 좋은 건 장 뿐이 아니었다. 대중의 귀를 사로잡는 노래 또한 '숙성'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토이의 7집이 발매된 18일에는 앨범을 구매하기 위해 주요 음반 판매점이 팬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핫트랙스 광화문 점에서 판매한 유희열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사인반 200장은 영업점 오픈 30분 만에 품절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이날 광화문에는 아이를 업은 엄마 팬부터 듬직한 남성 팬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3인방이 가요계에 몰고 온 변화의 폭은 예상보다 컸다. 수년간 아이돌 그룹들의 자극적인 음악이 가요 차트 상위권을 싹쓸이 했는데, 이들의 컴백으로 보는 음악이 아닌 듣는 음악이 대세를 이루도록 대중의 듣는 귀를 바꿔놓았다.
여기에 최고의 사운드를 담기 위해 녹음 과정을 수십번 다시 하는 집착이 '명품 음반'으로 이어졌다. 요즘은 MP3를 통해 음악을 주로 듣다보니 예전처럼 사운드에 대한 감동이 줄어들었지만 적어도 서태지, 김동률, 토이는 자신들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사운드를 음반에 담아냈다.
90년대 초에 데뷔해 어느덧 데뷔 20년을 넘긴 이들 3인방의 활약은 뮤지션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3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해 2년 만에 정규 3집 '3.0을 발표하는 십센치 등 트렌드만을 따라가지 않는 여러 가수들이 대중에게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하며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한 가요 관계자는 "2014년 하반기에 서태지, 김동률, 토이가 연이어 컴백을 하며 가요계가 훨씬 풍성해진 느낌이다. 대중들도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성을 이들의 노래를 통해 다시 발견하는 듯해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사랑을 받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