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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발연기는 옛말' 스크린도 이제 '연기돌' 없으면 '흔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11-18 08:24


'해무' 박유천

아이돌이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하지만 올해는 이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는 사실이다. '연기돌'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청춘배우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JYJ의 박유천은 영화 '해무'에서 주인공 동식 역을 맡아 '연기 100단'들이 모여있는 작품에서 전혀 꿀리지 않는 '포스'를 발휘했다. 박유천은 전진호의 막내 선원 역을 맡아 극의 핵심 키 역할을 소화하며 철주(김윤석)와 맞대결(?)을 펼쳤다. 이 작품으로 박유천은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면서 배우로서의 자리매김을 확실히 해냈다. 이전에도 '쓰리데이즈' '보고싶다' '옥탑방 왕세자' 등의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 시킨 바 있는 유망주. 이 때문에 그의 가능성은 미래지향적이다.

영화 '변호인'의 임시완도 올해 크게 주목받은 아이돌 출신 스타다. 그는 '변호인'에서 진우 역을 맡아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송우석(송강호) 변호사가 인권 변호를 맡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건의 최대 피해자로 제 몫을 해내며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반짝이는 샛별처럼 등장한 뉴 스타. 우연이 아니었다. 최근 tvN 드라마 '미생'에서 임시완은 놀랄만큼 성숙한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 장그래 역할을 맡아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그가 연기하는 장그래는 프로바둑기사에서 종합상사 말단직원이 되는 캐릭터로 그는 실제 직장생활 해본 듯한 리얼리티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변호인' 임시완
EXO의 도경수(D.O)도 눈에 띈다. 그는 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카트'에서 선희의 아들 태영 역으로 출연해 첫 영화답지 않은 놀라운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카트'의 제작자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도경수는 보는 순간 태영 역에 꼭 맞는 배우라는 사실을 알았다. 중학생이었던 캐릭터를 고등학생으로 급히 바꿀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복잡한 감성을 훌륭하게 소화하여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카트'에서도 대선배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맡은 역할에 깊이 몰입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레디액션 청춘'에는 '연기돌'이 대거 출연한다. 슈퍼주니어의 동해, 포미닛의 남지현, 그리고 FT아일랜드의 송승현이 주인공. '레디액션 청춘'에서 '소문'편의 연출을 맡은 김진무 감독은 동해의 연기력에 대해 "이제 아이돌 연기력 논란은 잠식됐다. 안정선에 접어든 단단한 연기를 보여준다" 고 강조했다.'훈련소 가는 길편의 남지현 역시 최근 인기 있는 웹드라마 '연애 세포' 등 연기 활동을 통해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다. '세상에 믿을 놈 없다'편의 송승현 역시 얼마 안되는 경험에 비해 안정된 연기력으로 칭찬 받으며 연기돌로 변신중이다.


'카트' 도경수
엠블랙 이준도 '배우는 배우다'에서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며 베드신까지 감행하는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이돌들의 영화 진출이 활발해진 것은 그들의 연기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드라마와 다르게 영화계에서는 '완벽한 연기력이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캐스팅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저변에 깔려 있었다"며 "2시간짜리 짧은 작품에서 하나의 캐릭터만 흔들려도 작품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연기돌'들의 최근 맹활약은 그동안 이들이 완벽한 연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나를 알려주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더 이상 아이돌의 연기는 개그 소재가 아니다. 그 누구도 비뚤어진 시선으로 볼 수 없는 시기가 바야흐로 도래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레디액션 청춘' 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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