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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애환, 비정규직의 굴레 등 을(乙)의 입장을 대변하는 작품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또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영화나 드라마 예능이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부조리를 지적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카트'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온갖 고객들의 컴플레인에도 웃는 얼굴로 일하고 있는 '더 마트'의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카트'는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정규직 전환을 눈 앞에 두고 갈등하는 선희(염정아)와 어린이 집 시간에 맞춰 매일 칼퇴근을 하느라 눈치보던 인물에서 리더십을 갖춘 캐릭터로 변모해 가는 혜미(문정희), 그리고 88만원 세대를 대변하는 미진(천우희)까지 캐릭터 하나 하나가 살아 움직인다는 평가가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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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작품들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갑을' 관계에 대한 비판이 많이 나오면서 영화나 TV에서 '대리만족'을 찾는 시청자와 관객들의 힘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비판은 많이 나오지만 별반 달라지지 않는 현실이 이런 콘텐츠들을 찾게 만드는 것"이라며 "'막돼먹은 영애씨'시리즈나 KBS2 '개그콘서트'의 '렛잇비' 코너가 인기를 얻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실에서 '을의 전성시대'를 기다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자화상이 투영된 컨텐츠들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