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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마녀 vs 미녀' 대결, 관전 포인트?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4-11-03 12:15



마녀 vs 미녀의 대결, 어쩐지 심상치 않다.

미녀의 탄생에 살짝 긴장한 전설의 마녀들이 뭉쳤다. 주말 밤 10시 대에 드라마 전쟁이 시작됐다. 한걸음 앞서 산뜻하게 출발해 동 시간대 1위에 오른 MBC '전설의 마녀'(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 만만치 않은 후발 주자를 만났다. 1주일 후 시작된 SBS '미녀의 탄생'(극본 윤영미, 연출 이창민). 최근 침체된 SBS의 명예를 걸고 도전장을 내민 작품. 성격도 시청층도 살짝 다른 두 드라마의 한판 승부의 서막.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자.


출처=닐슨코리아
살짝 다른 시청층, 어떻게 뭉칠까.

지난 1일 '미녀의 탄생' 첫 방송이 나간 후 SBS 홍보실은 보도자료를 냈다. 젊은 '2049 시청층'에서 1위에 올랐다는 내용이었다. 20세부터 49세까지의 시청률인 '2049시청률'(닐슨코리아 서울수도권)에서 '미녀의 탄생'이 5.3%를 기록, 3.9%에 그친 '전설의 마녀'를 제쳤다는 내용.

하지만 전체적인 시청률은 여전히 충성도 높은 50대 이상의 절대 지지를 받는 '전설의 마녀'의 우세다.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1일 '전설의 마녀'는 14%로 '미녀의 탄생' 첫 방송 시청률(8.4%)을 앞섰다. 일요일인 2일도 '전설의 마녀'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5.7%로 '미녀의 탄생' 첫 방송 시청률(10%)을 의미 있는 차이로 앞질렀다. 아직까지는 '마녀'가 '미녀'에 오차 범위 밖의 우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 하지만 단 2회 만에 두자릿 수 시청률을 돌파한 '미녀'의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강세 연령대가 어떤 형태로 뭉치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설의 마녀'. 출처=MBC 방송 화면
'복수' vs '복수', 짜임새에 달렸다

두 드라마 모두 향후 관심 키워드는 성격이 다른 '복수'다. 서로를 의식한 듯 복수로 가는 과정이 무척 빨랐다. '전설의 마녀'에서 4명의 '마녀들'은 각자의 뼈 아픈 사연을 품고 여자 교도소란 특별한 공간에 모인다. 문수인(한지혜)은 남편과 사별한 뒤 신화그룹 시댁의 간악한 음모에 휘말려 경제사범으로 교도소 갇힌다. 수십년 수감 생활로 사회 적응에 자신이 없는 심복녀(고두심)는 여자 교도소 터줏대감. 손풍금(오현경)도 불법 식품 유통으로 잡혀오고, 임신 후 버림받은 서미오(하연수)는 신화그룹 서자 마도진(도상우)과 언쟁 끝에 실수로 살인미수죄를 안고 수감된다. 억울한 사연 속에 한데 뭉친 4명의 주인공. 앞으로 어떤 설욕전을 펼쳐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녀의 탄생'의 주인공 사라(한예슬)의 복수 대상은 남편과 시댁이다. 1회부터 스피디했다. 못 생기고 뚱뚱한 아줌마(하재숙)가 헌신적으로 섬겼던 남편(정겨운)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성형수술을 받고는 미녀로 다시 태어난 뒤 남편의 불륜과 시댁의 방조 등 모든 진실을 알아채는데까지 단 1회면 충분했다. 2회부터는 본격적 복수를 다짐하고 의도적으로 전 남편에게 접근한다. 딴 사람으로 변신한 사라가 어떤 복수를 해나갈지, 그 가운데 자신을 돕는 한태희(주상욱)와 어떤 관계로 발전할지 관심을 모은다. 닮은듯 다른 두 드라마의 복수혈전. 그 과정이 얼마나 짜임새 있게 그려지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미녀의 탄생' 출처=SBS 방송 화면

36부작 vs 20부작, 스피디한 전개에 영향 미칠까.

'전설의 마녀'의 출연진은 역대급이다. 그야말로 황금라인업이다. 젊은 배우는 차치하고 박근형 정혜선 고두심 박인환 등 '선생님급' 출연진이 역대 최강급이다. 여기에 김수미까지 합류해 방점을 찍었다. 젊은 주인공 한지혜 하석진은 물론, 전인화 이종원 오현경 변정수까지 면면이 화려하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마녀들'은 여러명이다. 탄탄한 역대급 라인업이 36부작을 끌고 가게 된다. 신 하나 하나를 연기파 배우가 채워가니 다양한 볼거리가 보장돼 있다. 하지만 화려한 캐스팅은 상황과 관점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원톱 주인공에 비해 몸이 무거워질 수 있다. 쟁쟁한 배우들마다 분량 배려를 하면서 끌고 가다보면 스피드가 살짝 떨어질 수 있다.

'미녀의 탄생'은 반대다. 주인공 집약적이다. 미녀로 깜짝 변신한 한예슬과 주상욱이 중심이다. 20부작으로 상대적으로 짧다. 속도감 있는 밀도 높은 극 전개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역시 동시에 단점이 될 수 있다. 이야기가 지나치게 단순화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주인공 위주의 이야기가 방향을 잃거나, 힘이 빠질 경우 주변 스토리로 시간을 벌 수 있는 안전장치가 미약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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