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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라디오, 신해철 추모 물결 "우리 시대의 진정한 라디오스타"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10-29 07:47



'신해철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라디오스타입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을 기리며 방송 3사 라디오가 슬픔에 잠겼다. 프로그램 게시판은 신해철의 음악을 추억하는 청취자들의 사연과 신청곡으로 물결을 이뤘고, 라디오 DJ들은 종종 울먹거리거나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MBC 라디오는 28일 방송된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 3, 4부를 신해철 추모 특집으로 꾸몄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우진과 가수 이한철이 출연해 신해철의 음악 세계를 돌아보고 그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선곡표는 신해철과 넥스트의 음악들로 채워졌다.

이어진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와 '배철수의 음악캠프'도 신해철을 추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DJ 배철수는 오프닝에서 "'음악캠프' 청취자들에겐 신해철이 같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번 출연하기도 했고, 지난 8월 11일부터 19일까지 휴가기간 대타 DJ로 수고를 했습니다. 감사의 표시로 점심을 한번 사야지 생각만 하고 시간이 이렇게 가버렸네요. 저에겐 대학가요제 후배이기도 하고요. 마음이 착잡합니다"라고 말하며 깊은 숨을 골랐다.

신해철은 1989년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직후 MBC 라디오 '우리는 하이틴'을 통해 라디오 DJ로 첫 발을 뗐다. 이후 1991년 '밤의 디스크쇼 신해철입니다'와 1996~1997년 'FM 음악도시 신해철입니다'를 진행했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10여년 간 MBC와 SBS를 오가며 진행한 '고스트 스테이션'과 '고스트 네이션'은 라디오계에 한 획을 그은 프로그램으로 청취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해철은 그를 상징하는 '마왕'이란 칭호를 얻었다.

MBC 라디오국은 신해철이 진행했던 '고스트 네이션' 방송분을 별도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량 문제로 아쉽게 무산됐다. 대신 '두시의 데이트' 추모 방송에서 '음악도시'와 '고스트 네이션' 방송 일부를 소개했다. 아울러 '고스트 스테이션' 홈페이지를 열어 신해철을 사랑하는 팬들이 추모글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팬들은 '마왕 잘가요 오랫동안 고마웠어요',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길', '당신을 내 평생 영웅으로 기리며 내 맘속에 담고 살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신해철이 생전에 진행했던 '음악도시'의 후신인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는 신해철의 부음을 접한 직후인 27일 밤 긴급 추모 방송을 준비해 청취자들과 슬픔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SBS 라디오도 '김창렬의 올드스쿨'을 신해철 추모 방송으로 꾸몄다. DJ 김창렬은 청취자들이 보낸 사연을 읽던 중 '아홉 살 아들이 신해철의 노래 날아라 병아리를 너무도 좋아하는데 신해철이 하늘나라 갔다고 전해주니 (아들이) 정말 마음 아프게 웁니다'라는 부분에서 목이 메어 흐느끼기도 했다.


KBS 라디오 역시 하루 종일 추모 분위기로 진행됐다. 주요 프로그램들은 저마다 깊은 애도를 표하며 신해철과 넥스트의 명곡들을 선곡했다.

MBC 김도인 라디오국장은 "신해철은 이 시대의 진정한 라디오스타로 특히 MBC 라디오와 같한 인연을 맺었다"며 "한 달 전쯤 식사 자리에서 만난 신해철이 방송 복귀를 앞두고 굉장히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갑작스러운 비보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KBS 스포츠국과의 인연도 새롭게 알려졌다. KBS 이광용 아나운서는 스포츠중계석이 시작될 때 흘러나오는 친숙한 오프닝곡의 작곡자가 신해철이라는 사실을 전하며 "내일부터 중계석에 앉아 방송을 시작할 때마다 그가 생각나겠네요. 멋진 음악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아울러 신해철이 지난 2007년 4월 14일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부른 영상도 다시 주목받으며 네티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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