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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혁은 진지한 사람이다. 그를 만나본 많은 이들도 그렇게 말한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려고 가벼운 농담을 던져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 진지하다. 본인이 진지한 걸 아느냐고 물으니 "무슨 소리인가. 나는 무척 재밌는 사람이다. 마음만 먹으면 앞에 앉은 사람을 웃겨 쓰러뜨릴 수도 있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이 말이 진심일까 아니면 진심 같은 농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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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개척, 새로운 시도. 장혁이 한번도 놓치지 않은 원칙들이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거나, 때론 실패가 기다리고 있더라도, 장혁은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래퍼로 무대에 오른 TJ프로젝트 시절도 결코 '흑역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 외에는 대중을 만날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뮤직비디오를 기획하게 됐고, 그래서 무대에도 서게 됐던 것이라고 한다. 그 덕분에 가수들이 노래하고 공연할 때의 감정을 알게 됐으니, 분명 얻은 게 많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장혁이 설명한 경험치와 잠재력의 또 다른 예가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장혁은 집에서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배출을 전담한다. 경력은 무려 7년. 스스로 '프로급'이라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두세 번 왔다갔다 할 만한 양인데도, 저는 한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포텐이 터진 거죠. 하하. 그러고 보니 오늘 목요일이네요. 이따가 재활용 쓰레기 버리러 가야 합니다. 하하." 인터뷰 말미에 박장대소. 그의 말대로, 그는 정말 재밌는 사람이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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