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인터뷰]'해적' 김남길 "촬영 초반, 배우가 나랑 맞는건지 고민 했었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8-01 08:57


스포츠조선DB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 속 김남길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최근작 드라마 '상어'까지도 김남길은 묵직하고 어두운 이미지였다. 하지만 '해적'에서는 완전히 내려놨다. 능글맞으면서도 천연덕스러운 장사정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해냈으니 말이다.

김남길과 함께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해적'은 한마디로 '웃긴다.' 2시간 10분 내내 롤러코스터를 탄듯 관객들을 이리 웃기고 저리 웃긴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남길이 있다. 하지만 감독이나 김남길이나 영화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있었다. "욕설이나 비방으로 웃기지 말자고 했어요. 피가 난무하는 것도 자제했고요. 우리가 처음 의도했던 것이 잘 지켜진 것 같아서 기분 좋아요."

사실 '해적'에는 '애드리브의 제왕'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박철민 유해진에다 'SNL코리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원해 그리고 충무로의 신스틸러 신정근 오달수 조희봉 조달환까지, 정말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영화 속에서 애드리브가 난무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정말 무서운 분 같아요. 개그적인 감이 대단하시죠. 사실 촬영장에서 카메라가 돌기 전에 배우들끼리 '우린 웃기려고 하지 말자' '상황적으로 웃겨야 한다'는 말을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서로 웃기려고 애드리브가 난무하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재미없다'고 딱 잘라 말하세요. 본질적인 것에서 느낌이 과하고 지나친 것은 자르겠다는 거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선배님들도 감독님이 맞다는 것을 인정하더라고요. 나중에는 '보통이 아니다. 시키는 대로 하자'는 분위기 였어요.(웃음)"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은 김남길에게 꽤 의미있는 작품이다. "사실 사극은 좀 피하고 싶었어요. 대중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도 사극이어서 부담도 있었고 '선덕여왕'을 함께 했던 김영현 박상연 작가님과 하려고 했던 '파천황'도 미뤄졌고요. 그런데 드라마 '상어'를 마치고 나서 도전을 해봐야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상어'에서 제 연기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해적'을 촬영하고 나서 그가 새로운 연기세계를 느끼게 됐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내가 편안하게 해야 보는 사람도 편안하게 본다는 것을 느꼈어요. 전에는 배우가 대중들에게 각인되는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했거든요. 데뷔 초에는 량차오웨이(양조위)를 롤모델로 연기를 했고 그런 느낌을 가져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하지만 '해적'을 하면서 힘을 빼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촬영을 하면서 초반에는 '배우라는 직업이 나와 안맞나'라는 고민도 많이 했었거든요. 하지만 감독님과 박철민 유해진 김원해 선배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변화를 겪은 것 같아요. 연기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김남길은 '해적'에 대해 "저는 약할 수 있지만 '해적'은 약하지 않아요"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만큼 '해적'이라는 작품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다.

김남길은 현재 영화 '무뢰한' 촬영에 한창이다. '무뢰한'에서 그는 다시 진중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연기한다. "하지만 옛날같이 힘을 주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정공법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해진이형에게 '무뢰한'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형 때문에 제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