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군도' 하정우, "진 빠지는 사극...담엔 왕 아니면..."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07-17 08:12


배우 하정우가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며 포즈를 취했다. 하정우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으로 지배층 내부의 권력다툼 일색인 기존 사극과 달리 백성의 시각에서 그려낸 작품이다. 오는 7월 23일 개봉한다.
삼청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7.15

'군도' 시사회 후 하정우에게 묻고 싶은 점이 참 많아졌다. 하정우가 이 영화로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흥행 배우란 명성도, 연기파 배우라는 타이틀도 이미 거머쥔 하정우에게 이 영화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지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3시간 넘게 걸리는 사극 분장을 하고, 삭발까지 감행하고, 조금은 덜 떨어진 18살 우스꽝스러운 돌무치 역을 하면서 그가 배우로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비주얼은 강동원에, 남성성은 마동석에, 동정심은 김성균에게 살짝살짝 양보한 느낌?

하지만 하정우는 웃겼다. 그래서 귀여웠다. 어린 아이들에게 능청스레 사기를 치는 모습, 바지가 내려가 당황하는 모습, 복수를 위해 쌍칼을 쥔 모습마저도 그는 참 귀여웠다. 멀티캐스팅으로 이뤄진 블록버스터에서 주연배우 하정우는 오랜 친구인 감독도 주변 배우들도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메이킹할 줄 아는 영리함을 갖췄다. 이제는 감독 타이틀까지 꿰 찬 하정우의 시각은 분명 달랐다. 하정우의 시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담고 싶었다. 하지만, 일대일 인터뷰로 진행된 게 아니어서 한계가 있었다. 궁금한게 많았던 하정우라 조금 모자란듯 아쉽게 느껴졌던 인터뷰.


배우 하정우가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며 포즈를 취했다. 하정우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으로 지배층 내부의 권력다툼 일색인 기존 사극과 달리 백성의 시각에서 그려낸 작품이다. 오는 7월 23일 개봉한다.
삼청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7.15
-주인공으로서 이 영화의 성격을 규정한다면?

오락 영화로 봐주면 좋겠다. 홍보할 때 '민란의 시대'라는 부연 설명이 마치 민중들이 자각을 하고 성장하고 그런 부분들이 많이 부각될 거라 믿었다면 그건 아니다. 무겁고 진중한 영화라기 보다는 표현하는 방식, 편집의 독특함이 배있는 재미있는 영화다.

-리얼리티가 묻어나는 얼굴인데, 몽환적인 느낌의 비현실적 캐릭터 강동원과 한 공간에서 연기했을 때 불만은 없었나?

각자의 역할이 분명했다. 그것 또한 감독의 의도였다고 본다. 그리고 내가 불만을 표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찼다.

-시사회 때 극 중에서 도치가 '18살'임을 강조하는 말에서 관객들이 빵빵 터지더라.

아무래도 가난하고 그러다보면 가꿀 시간이 부족하지 않겠냐. (사실 극에서는 조윤(강동원)이 형이지 않나) 더 형이지만, 양반집 자제니까 배부르고, 더 영양가있는 음식을 먹다보면 그런 고운 피부를 가지지 않겠는가.


-영화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아무래도 백정이던 돌무치에서 도치로 성장하는 부분 아닐까. 쾌감같은 게 있었다.

-이번에 민머리의 하정우를 보게 됐다. 머리에 화상을 입은 분장도 하고, 사극은 준비가 좀 힘들지 않나.

말도 안되는 일이더라. 처음에 화상 입고, 머리를 한 쪽만 밀었을 때는 내 스스로 산다라 박 스타일이라고 불렀다. 현장에서 산다라라고 했다. 하하. 일단 아침에 촬영장에 가면 면도를 한다. 그게 바로 면도가 안된다. 두피가 딱딱해져있을 때는 감싸서 물렁물렁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 다음에 세이빙 폼으로 수동 면도기를 사용해서 쫙 밀어준다. 옆 뒷 머리는 누워있어서 잘못 밀면 상처가 많이 나니까 조심해야한다. 새벽같이 나와서 면도를 하고, 애프터 쉐이브를 바르고, 알로에젤로 마무리한다. 특수 분장으로 본드를 이용해 화상 패치까지 붙인다. 거기에 메이크업과 똑같이 파운데이션 입히고, 디테일한 손 작업이 들어간다. 그게 끝나고, 수염을 붙여야 한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나면 진이 다 빠진다. 정말 촬영하려는 에너지가 50%는 꺾이는 느낌이다.

-유난히 뛰는 씬도 많더라.

영화 찍고 나오면 진이 다 빠진다. 짚신을 신고, 자갈밭에서 쌍칼을 들고 휘두르도 있으면, 거기다 민머리니까 태양 에너지까지 먹는다. 끝나도 메이크업 지우는 데만 1시간이다. 그리고 방에 가서 누우면 열이 나더라. 그런 부분이 너무 고단했다. 다시는 사극은 글쎄. 당분간은 모르겠다.

-다음에는 왕 역할을 해라

왕이라면 한 번 마음을 돌려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웃음)


배우 하정우가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며 포즈를 취했다. 하정우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으로 지배층 내부의 권력다툼 일색인 기존 사극과 달리 백성의 시각에서 그려낸 작품이다. 오는 7월 23일 개봉한다.
삼청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7.15
-그래도 도치 캐릭터만의 매력이 있었지 않나.

물개 같지 않나. 눈밭에서 일어나서 반짝 눈 뜨고 말이다. 좀 장난스럽고, 유아적인 장난스러운 표정, 개인적으로 귀엽더라. 아이같은 느낌이었다. 동네 개구쟁이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초등학교 1,2학년 정도의 동심이 느껴지는 캐릭터지 않나. 좀 귀여운 캐릭터다.

-하정우는 감독을 겸하고 있다. 전작 '롤러코스터'도 있고, 현재 '허심관매혈기'를 찍고 있지 않나. 감독의 시선에서 함께 작업한 윤 감독의 작업을 어떻게 보는가.

아무래도 준비를 치밀하게 했구나. 이토록 수많은 배우들과 대작을 아우를 수 있을 만큼의 성장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가까이 지내는 친구이자, 학교 후배지만, 윤 감독을 만났을 때 큰 성장 에너지를 느끼게됐다.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야 할 지를 알고, 배우들에게 내리는 디렉션을 봤을 때 말이다.

-감독으로 데뷔한 뒤 아무래도 작품에 임하는 시선이 달라지지않나?

일단 감독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그 전에는 '왜 이렇게 하는거야'라면서 현장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 의문과 불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젠 그 상황이 납득이 가고, 이해가 간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감독의 마음을 좀 헤아리게 되니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할 수 있게 되더라.


배우 하정우가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며 포즈를 취했다. 하정우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으로 지배층 내부의 권력다툼 일색인 기존 사극과 달리 백성의 시각에서 그려낸 작품이다. 오는 7월 23일 개봉한다.
삼청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7.15
-좀 더 꼼꼼해지기도 하는데 말이다. 가령 스케줄이라든가.

그렇다. 예전에는 스케줄 관리가 뭐 이런가.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배우들이 많이 나오면 그 배우들의 스케줄을 맞추기는 어렵지 않나. 지금 작업하는 영화 '허삼관매혈기'도 멀티 캐스팅인데, 스케줄 맞추는 일이 제일 어렵더라. 결국 뒷 장면을 앞으로 당겨서 찍을 수밖에 없다. 배우들은 그렇다. 영화의 흐름대로 순서를 맞추길 원한다. 하지만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감독으로서 고민이 생기는가. 윤감독에게 조언을 구하는지.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딱딱 정답만 맞히고 살 수는 없지 않나. 부족한 부분도 있고, '멘붕'에 빠지는 순간도 당연히 있다. '허삼관매혈기' 역시 7개월 가까이 준비 작업을 했어도 촬영을 하다보면 뇌기능 정지가 올 때가 있더라. '롤러코스터' 때도 마찬가지였다. 뇌가 멈춘 것 같다. 한 5번 정도 온다고들 하더라. 생각해보면 전에 같이 작업을 했었던 감독들에게서 그런 모습이 기억이 나더라. 왜 우왕좌왕하는지. 윤 감독한테 이런 부분을 물어보고, 상의하곤 한다.

-그러고보면 윤감독과 벌써 4번째 작품이고, 인연이 길지 않나.

그렇다. 11년 전에 내가 연극 오델로를 하는 모습을 보고, 윤 감독이 연락온 뒤로 인연이 됐다. 그때는 어렸을 때였고, 나는 배우를 꿈꿨고, 윤 감독은 연출을 꿈꿨던 시절이다. 20대 중반 때 만났으니 아주 어렸었다. 그렇게 처음 만나서 자연스럽게 쌓여 가면서 둘 사이에 어떤 끈끈함이 형성됐다고 본다. 대학을 졸업하고 '용서받지 못한 자'를 찍을 때는 스태프도 없이 돌아다니면서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 참 많이 이야기 했었다.

-아까 도치 캐릭터가 귀엽다고 했는데, 실제 하정우의 귀여운 매력이 있을까.

제 입으로 말할 수 없다. 하하. (먹방이 화제를 모으지 않나) 이번에는 대파까지 야멸차게 먹는 모습이 있으니, 하하. 하정우의 먹방이란 게 관객에게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대파를 먹어버리니.

-끝으로 건강 관리를 하는 비법이 있다면.

족욕 및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거기에 저염식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인스턴트 음식은 멀리하는 편이다.

-족욕을 자주 하나보다.

족욕은 거의 매일한다. 얼마 전에 구입했는데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 하하.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배우 하정우가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며 포즈를 취했다. 하정우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으로 지배층 내부의 권력다툼 일색인 기존 사극과 달리 백성의 시각에서 그려낸 작품이다. 오는 7월 23일 개봉한다.
삼청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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